“가정교육도 못 받았냐"...건보공단 직원이 배달기사에 '선 넘은' 갑질

사회 / 최연돈 기자 / 2025-11-28 08:43:47
음식 바닥에 뒀다고 "딸X X끼" “병X X끼”
가정교육까지 들먹이며 폭언
공단 "상황 엄중 인식, 사실관계 조사"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한 직원이 배달 기사를 향해 인격 모독에 가까운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건보공단 소속 인턴직원 A씨는 배달 기사와 사소한 마찰이 발생하자 이 같은 부적절한 언행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CI/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배달기사 B씨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32분께 국민건강보험공단 한 지역본부에 음식을 배달했다.

A씨는 ‘(음식을) 6층 엘리베이터 앞에 놔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장소에는 ‘택배(수령)↓ 배달음료↓’라는 문구가 벽에 붙어 있었다. 그 옆에는 긴 탁자가 놓여 있고 그 위에 택배로 온 물건들로 보이는 작은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B씨는 음식을 바닥에 두라는 뜻으로 이해해 그대로 내려놓고 인증 사진을 찍은 뒤 떠났다.

그런데 약 2시간여 뒤 A씨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연락해왔고, B씨에게 "음식을 누가 밑에 두고 가느냐?”라고 항의했고 B씨가 “택배 수령이랑 배달 (표시가) 그렇게 되어 있었다”고 답하자 “아니, 사과를 똑바로 하셔야지. 지금 음식을 그냥 길바닥에 버리고 갔는데”라고 쏘아붙였다.

 

그리고 “가정 교육 못 받았냐?”며 “가정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았으면 저렇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폭언을 이어갔다. 

 

▲출처=JTBC방송 캡처


B씨가 “지금 그런 소리를 들어야 되느냐. 말이 안 통한다”며 통화를 마치려 하자 A씨는 배달기사를 비하하는 표현인 “딸X X끼”라며 “병X X끼”라고 욕설을 해댔다.

해당 배달 기사는 단순 업무상의 문제를 넘어 자신의 가족과 인격을 모욕 당했다며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건보공단 SNS에는 “배달기사에 갑질한 직원 밝히고 공개 사과하라”, “여기가 가정교육 잘 받은 분들만 일한다는 그곳인가”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A씨가 배달 노동자를 향해 "가정교육"을 언급하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것은 단순한 언쟁을 넘어,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와 오만을 드러낸 행위로 규정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직원은 일반 시민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과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서비스직 종사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빌미로 약자에게 권위적인 폭언을 가한 것은 국민의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즉각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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