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리포트] "머신 가리지 않고, 사용 뒤엔 자연으로"…커피 캡슐 한계 넘는 슈퍼프레소

Sustainability / 한시은 기자 / 2026-08-19 07:00:50
[카페24 친환경 브랜드 시리즈 ③] 슈퍼프레소 이성배 대표 인터뷰
5년 R&D로 멀티호환 캡슐 개발…하나의 캡슐로 범용성 높여
플라스틱 대신 천연 펄프 적용…리드·필터까지 친환경 소재
카페24로 D2C 운영 효율화…친환경 앞세워 유럽 공략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 이성배 슈퍼프레소 대표./사진=슈퍼프레소 제공

 

버튼 한 번이면 커피 한 잔이 내려지는 시대.


간편함을 앞세운 캡슐커피가 일상에 빠르게 자리 잡았지만 편리함 뒤에는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머신마다 캡슐 규격이 달라 보유한 기기에 따라 제품 선택이 제한되는 데다,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캡슐의 환경 오염도 뒤따라서다.

슈퍼프레소는 이 두 가지 불편를 한번에 해결했다. 하나의 캡슐을 여러 종류의 커피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이는 동시에 천연 펄프 소재를 적용해 사용 후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인 것이다. 

 

이성배 슈퍼프레소 대표는 최근 소셜밸류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슈퍼프레소가 범용 캡슐을 개발하면서 중요하게 본 것은 '어떤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사용한 뒤에는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가'까지 함께 개선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슈퍼프레소는 2024년 하반기 출범한 커피·티 브랜드다. 다양한 커피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범용 캡슐커피를 비롯해 녹차·홍차·꽃차 등을 담은 캡슐티, 발효 흙보리차, 대체커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웰빙과 친환경, 편의성을 제품 개발의 주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 머신 따라 달랐던 캡슐…5년 공들여 '범용성' 확보

슈퍼프레소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캡슐과 머신 간 호환성 문제다. 기존 캡슐은 브랜드마다 캡슐의 크기와 구조, 추출 방식 등이 달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자유롭게 선택하기보다 보유한 머신에 맞는 캡슐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사업의 출발도 소비자로서 직접 느낀 불편이었다. 창업 전 온라인 의류 판매업을 하던 이 대표는 야간 업무가 많아 하루에 캡슐커피와 차 음료를 7~8잔씩 마시기도 했다. 그러던 중 사용하던 캡슐이 특정 브랜드 머신에서만 호환된다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슈퍼프레소는 이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여러 종류의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캡슐 개발에 나섰다. 다만 머신마다 압력과 추출 방식, 물의 흐름 등이 달라 하나의 캡슐로 안정적인 추출 결과를 구현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이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머신과 추출 조건에서 수많은 테스트를 반복했다"며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캡슐의 구조뿐 아니라 캡슐에 들어가는 원료와 부자재, 충진 조건 등을 지속 조정하고 개선하면서 여러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표 제품 가운데 하나인 티캡슐은 멀티호환 기능을 적용해 네스프레소·돌체구스토·큐리그 등 주요 캡슐커피 머신에서 차를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전용 머신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 티백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커피는 캡슐로 마시는데 왜 우리 차는 안 되지'라는 생각 끝에 다양한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캡슐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며 "제품 개발에 5년 이상을 투자했고, 현재 특허·디자인·상표 등을 포함해 약 16건의 국내외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잔 마실 때마다 하나씩…쌓이는 캡슐 폐기물

슈퍼프레소가 주목한 또 다른 문제는 사용 후 버려지는 캡슐이다. 캡슐커피 용기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이 주로 사용된다. 소재 자체는 재활용이 가능하더라도 사용 후 내부에 커피 찌꺼기가 남고 여러 소재가 결합돼 있어 실제 분리배출에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 기존 캡슐과 슈퍼프레소 캡슐 차이./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주요 캡슐커피 제품 21종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제품의 용기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재질이었다. 다만 밀봉된 구조 탓에 리드(뚜껑)를 본체에서 분리하고 내부에 남은 커피 찌꺼기를 제거한 뒤 재질별로 나눠 배출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시 캡슐커피를 구매해 주 1회 이상 마신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캡슐 용기를 재질에 맞게 분리배출한다는 응답은 42.0%에 그쳤다. 반면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는 응답은 41.4%에 달했다.

사용량을 고려하면 폐기물 규모도 상당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유럽기후·인프라·환경집행청(CINEA)에 따르면 2018년 유럽에서 사용된 커피 캡슐은 약 210억개에 달한다. 캡슐 1개당 약 3g의 플라스틱·알루미늄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유럽에서만 연간 약 6만3000톤의 캡슐 폐기물이 발생한 셈이다.

◇ 캡슐부터 필터까지 친환경…천연 펄프로 환경 부담 낮춰

슈퍼프레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캡슐의 소재와 구조를 단계적으로 바꿔왔다는 설명이다. 초기에는 사용 후 분리배출이 가능한 캡슐 개발에서 시작해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Poly Lactic Acid) 소재를 개발·검토했고, 이후 천연 펄프(종이) 소재와 친환경 부자재로 개발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슈퍼프레소가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캡슐은 PLA와 천연 펄프 소재 캡슐이다. 이 가운데 자체 브랜드 제품에는 자연 분해가 가능한 천연 펄프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캡슐 본체뿐 아니라 리드지와 내부 필터 등 제품을 구성하는 부자재에도 자연환경에서 분해될 수 있는 소재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면서 기존 캡슐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였다. 소재가 달라지면 내구성과 커피·차의 맛과 향, 유통기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원재료 특성에 따른 가공 방법과 주재료 구성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테스트했다"며 "보존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 적용과 외포장 방식 변경 등도 함께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재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 가공부터 제품 구성, 보존 방식과 외포장까지 여러 조건을 테스트했다"며 "그 과정에서 축적한 자체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제품과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품질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슈퍼프레소에 따르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적표지 작성지침에서 제시하는 소재별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 소재와 펄프 소재의 환경 영향을 비교한 결과, 펄프 소재를 적용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과 환경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슈퍼프레소에서 선보인 '울트라커피'./사진=슈퍼프레소 제공

 

◇ 자사몰 중심으로 전환…카페24로 운영 효율화

슈퍼프레소는 현재 자사몰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은 성장세다.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D2C(Direct-to-Consumer)는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브랜드가 가격과 판매 전략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브랜드 론칭 초기에는 여러 오픈마켓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했다. 다만 플랫폼 자체 할인으로 판매가격을 일정하게 관리하기 어려웠고, 판매 채널이 늘면서 상품 등록과 이미지·배너 제작, 채널 관리 등의 업무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종합몰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자사몰 중심으로 운영 방향을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슈퍼프레소는 자사몰 운영에 카페24 프로를 활용하고 있다. 카페24 프로는 상품 등록·콘텐츠 제작·케팅·고객관리(CS) 등 쇼핑몰 운영 전반을 시스템 기반으로 지원하는 통합 운영 서비스다.

이 대표는 "브랜드 운영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카페24 프로를 도입해 운영·디자인·프로모션 등을 자동화하면서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남는 시간을 제품 개발과 브랜딩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24 프로가 운영MD·디자이너·마케터 등 3명의 역할을 대신해 해당 전문인력을 각각 채용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월 1000만원 이상의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자사몰 방문자 수도 카페24 프로 도입 전후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캡슐 커피 라인업 넓히고…친환경 앞세워 유럽 공략

슈퍼프레소는 올해 하반기부터 새롭게 개발한 커피 전용 캡슐과 설비를 활용해 캡슐커피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로스터리와 협업해 원두와 분쇄커피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자체 오프라인 매장 운영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유럽을 초기 진입 시장으로 정하고 진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성과 K-음료 트렌드를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슈퍼프레소의 경쟁력은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캡슐을 판매하는 데 있다기보다 기존 캡슐 시장에서 소비자가 겪었던 호환성과 사용 환경의 제약을 제품 개발을 통해 줄여나가는 데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보다 편리하게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도록 기존 캡슐 제품의 불편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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