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CEO] 김동선의 ‘테크×라이프’ 승부수…F&B·식품으로 한화의 성장축 다변화

Leadership / 소민영 기자 / 2026-08-12 07:00:21
한화 인적분할로 독자경영 본격화…김동선 사장, 갤러리아 지분 16.61%
벤슨 1년 만에 20호점…제조까지 품은 F&B 밸류체인 확대
아워홈·로봇·AI 연결한 ‘테크×라이프’…2030년까지 4.7조 투자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의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린다. ESG 경영은 또 CEO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 CEO들의 ESG 경영 철학을 살펴보고 실행 의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 /사진=한화 제공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본격적인 경영 무대에 섰다. 한화 형제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할 한화M&S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백화점과 호텔·리조트 등 전통적인 소비재 사업에서 출발해 식음료(F&B)와 식품, 로봇·영상AI·반도체 장비까지 영역을 넓힌 김 사장은 이제 별도의 지주회사 체제에서 본격적인 독자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 30일 인사에서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같은 인사에서 김동관 부회장은 수석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그룹 내 3형제의 사업 분담 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신설 지주사인 한화M&S의 초대 대표이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를 지낸 김형조 사장이 맡았다. 김동선 사장은 한화비전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동시에 그동안 맡아온 테크·라이프 사업군의 미래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이어간다.

이달 1일 출범한 한화M&S는 김 사장이 그동안 미래비전총괄을 맡아온 사업들을 한데 묶은 독자 경영 플랫폼이다.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라이프 계열사가 신설 지주사 아래 배치됐다.

지난 3일 한화갤러리아의 최대주주도 ㈜한화에서 인적분할로 신설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변경됐다. 신설 지주사는 한화갤러리아 주식 7112만1265주를 보유해 의결권 기준 지분율 36.16%를 확보했다. 김 사장은 3266만4643주, 16.61%를 보유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솔루션과 북일학원까지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54.29%다.


◇ F&B·식품·부동산으로 사업판 확대

김동선 사장은 백화점 중심이던 한화갤러리아의 사업 영역을 F&B와 식품 제조, 자체 브랜드, 부동산 개발 등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직접 개발을 전제로 서울 강남 핵심 부지를 확보하며 부동산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추가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 토지 및 건물을 2367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2025년 말 연결기준 자산총액의 11.73% 규모로,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소유권 이전은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

해당 부지를 단순 보유하기보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 특수목적법인을 활용해 프리미엄 주거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취득 목적을 ‘부동산 개발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제시해 백화점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앞서 서울 중구 순화빌딩과 토지를 2135억원에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신사동 부지까지 단순 합산하면 최근 공개된 부동산 관련 투자 규모는 약 45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순화빌딩은 사무공간 확보와 자산 활용 목적이 포함돼 있어 신사동 개발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 같은 행보는 김 사장이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F&B에서는 파이브가이즈와 벤슨 등 브랜드 사업을 확대하고 퓨어플러스·베러스쿱크리머리를 통해 제조 기반까지 확보한 데 이어, 부동산에서는 2000억원대 부지를 직접 매입해 개발사업에 나선 것이다. 향후 갤러리아가 보유한 프리미엄 고객층과 브랜드 운영 역량을 F&B와 주거·공간 사업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파이브가이즈로 확인한 가능성…이제는 자체 브랜드 ‘벤슨’


김 사장이 키워온 F&B 사업은 단순 외식 매장 운영에서 수입·유통과 제조, 자체 브랜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한화갤러리아의 식음료 부문 매출은 약 210억원이다.

에프지코리아는 글로벌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고, 비노갤러리아는 프리미엄 와인 수입·유통을 담당한다. 퓨어플러스는 경남 함양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음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주문자개발생산(ODM)과 수출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자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생산·운영한다. 이를 통해 한화갤러리아는 ‘매장에서 다른 회사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사’에서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판매하는 F&B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이런 F&B 확장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브랜드 국내 도입 단계부터 김 사장이 직접 관여했고 2023년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 매장을 확대한 데 이어 일본 진출에도 나섰다. 한국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론칭 1년 만에 운영 점포들이 글로벌 상위권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한화갤러리아는 현재 운영사 에프지코리아의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이치앤큐에쿼티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올해 6월 11일 MOU를 재체결했으며, 잔여 본실사 이후 본계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액과 구체적인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파이브가이즈가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는 동안 한화갤러리아가 힘을 싣는 대표적인 자체 F&B 브랜드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벤슨’이다.

벤슨은 지난해 5월 압구정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약 1년 만인 올해 7월 매장 수가 20개를 넘어섰다. 대학가와 주거지역, 복합상권 등으로 출점 지역을 다양화하면서 고객 접점을 빠르게 늘리는 모습이다.

차별점은 제조시설까지 직접 갖췄다는 것이다. 운영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경기 포천 자체 생산센터에서 벤슨 제품을 생산한다. 제품 개발부터 제조, 매장 판매까지 연결하면서 브랜드의 품질과 원가, 신제품 개발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음료 제조사 퓨어플러스의 함양 공장까지 더하면서 한화갤러리아 F&B 사업에는 두 개의 자체 생산 기반이 자리 잡게 됐다. 이를 통해 F&B 브랜드와 제조 역량을 키워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 최대주주 변경 전.후 비교/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 아워홈까지 품은 라이프 사업…정부도 ‘푸드테크’ 육성 본격화

한화M&S홀딩스 전체 라이프 사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아워홈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통해 인수한 아워홈은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식품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과 F&B 브랜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호텔·리조트, 아워홈의 급식·식자재·식품 제조가 하나의 사업군에 들어오면서 식품을 중심으로 한 밸류체인이 훨씬 넓어졌다. 이 영역에 한화로보틱스와 한화비전의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 김 사장이 그리는 ‘테크·라이프’ 전략의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6일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제1차 푸드테크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시행된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첫 법정 기본계획이다. 특히 농식품부는 식품 제조와 외식 현장에 로봇과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스마트화를 촉진하는 것을 주요 육성 방향으로 제시했다.

또한 농식품부는 식품 제조·외식업에서 활용하는 조리로봇과 서빙로봇 등의 개발·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포항에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한화가 추진하려는 ‘로봇+급식·외식’ 모델이 단순한 그룹 내부 실험에 그치지 않고 정부가 미래 식품산업의 주요 축으로 육성하는 방향과도 맞물리면서, 향후 관련 사업의 외부 확장과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아워홈의 급식·식품 제조 현장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갤러리아의 F&B 사업장을 실증 무대로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조리·서비스 자동화 솔루션을 외부 사업장에 공급하는 B2B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도 있다.

◇ AI카메라·협동로봇을 백화점·호텔로…‘테크×라이프’가 성장 열쇠

한화비전은 AI 기반 영상분석 기술을 갖고 있고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사업을 영위한다. 이 기술을 백화점·호텔·급식 사업장에 적용하면 매장 혼잡도와 고객 동선 분석, 위생·안전관리, 식재료 수요 예측, 조리 자동화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산업통상부가 지난해 9월 1일 발표한 ‘2026년 산업부 예산안’을 보면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AX) 관련 예산을 2025년 5651억원에서 2026년 1조1347억원으로 두 배 수준 확대했다. 특히 피지컬 AI 개발 관련 예산은 2149억원에서 4022억원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온디바이스 AI 반도체가 적용된 협동로봇 개발도 지원 대상으로 포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올해 6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를 출범시키는 등 AI가 실제 제조·서비스 현장에서 움직이는 단계로의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한화비전의 AI 영상분석과 한화로보틱스의 로봇을 갤러리아·호텔·아워홈이라는 실제 소비·서비스 사업장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내부 사업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기술을 검증한 뒤 외부 B2B 서비스로 판매한다면 자체 수익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6조서 14조로…2030년까지 4.7조 투자 ‘승부수’

한화M&S홀딩스는 테크·라이프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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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연구개발 2조원, 인수합병 6000억원 등 총 4조70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약 6조원 수준인 사업군 매출을 2030년 14조원 규모로 키우는 것이 김 사장의 중장기 목표다.

김 사장은 사업 확대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 MBA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품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며 푸드테크로 비용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절감한 자원을 더 좋은 원재료에 투자하겠다는 취지의 경영 방향을 밝힌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미 환경·안전 분야의 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온실가스와 에너지 사용량을 비롯해 친환경 구매 기준, 친환경 매출, 폐기물 발생·처리 실적 등을 주요 환경지표로 관리·공개하고 있다. 또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과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바탕으로 주요 사업장의 환경·안전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향후 F&B와 식품 제조, 호텔·리조트, 로봇·AI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어질수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리 대상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식품사업에서는 원재료 조달과 식품안전, 포장재·폐기물 관리가, 테크 사업에서는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효율 등이 주요 관리 영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한화M&S홀딩스는 앞으로 각 계열사의 사업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테크와 라이프 부문 간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별 특성과 시장 환경에 맞춘 경영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AI·로봇 기술을 유통·호텔·식품 사업 현장에 접목하는 등 계열사 간 연계를 새로운 성장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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