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과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만화애니메이션 전공인 대학생입니다. 현재 2학년까지 마치고 휴학을 했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며 책과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의 방]은 헤어디자이너 지망생인 주인공 '은혜'가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면서 겪는 심적 고통과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 만족스럽지 않은 환경과 상황에 대한 좌절감 등을 비극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만화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어릴 때는 글보다 만화가 쉬워서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만화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제가 상상했던 것들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글은 읽는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지만 만화는 분명히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나의 방]이 대학교 첫 번째 과제 작품이던데 이 작품을 출판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과제로 3~4개월 걸려서 책을 만들었는데 학교 전시회만으로는 아쉽더라고요. 평소에 독립출판 작가들의 동화책을 좋아했는데요, 독립출판 활동을 보고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 과제전으로 책을 만들게 되어서 이번 기회에 출판을 하게 된 거죠.
[나의 방]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구상을 하고 콘티를 짠 다음에 8절 사이즈 종이에 드로잉을 해요. 그리고 연필로 그려서 스캔하고 보정하는 데 3개월 정도 걸렸어요. 분량은 50페이지 정도 되는데요, 그리는 데 2개월 걸렸고 편집이 한 달 정도 걸렸죠.
작업 과정이 과제 준비 과정이었을 텐데요. 준비 과정에 있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어떤 게 있으셨나요?
재밌는 소재보다 슬픈 소재를 쓰는 게 더 쉬운데, 그렇다고 너무 신파처럼 흘러가게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내용에 많이 신경을 썼죠. 사실 모든 게 처음 하는 작업이라 다 신경 쓸 수밖에 없었어요.
헤어디자이너 지망생 주인공이 서울로 상경한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저는 처음에 읽고 작가의 경험을 주인공 ‘은혜’에게 투영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은혜’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시작은 제 이야기였어요. 저도 대전에서 서울로 상경을 했거든요. 그런데 스토리 구상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넣게 되었어요. 도라에몽처럼 귀여운 캐릭터가 아닌 외관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으로 설정해서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었어요.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평범한 캐릭터로 그렸죠.
주인공 ‘은혜’와 작가님의 모습이 많이 닮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 성격이신가요?
은혜와 저는 참고 버티는 모습이 비슷한 것 같아요. 부당해도 참는 편이거든요.
[나의 방]을 통해 가장 뿌듯했을 때는 언제였나요?
친구들과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지금 휴학을 해서 학원에서 강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수강생 중 한 분이 SNS로 책을 사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저한테 재고가 없어서 입고한 서점을 알려드렸더니 서점에 직접 가서 사 오고 인증샷을 보내주셨어요. 5권만 서점에 입고 했는데 그 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동이었어요.
책을 5권만 출판하신 건가요?
학교에서 지원 받아서 출판하게 되었는데, 제가 학생이다 보니 돈이 없어서 지원금과 사비로 5권만 출판했어요.
최근에 펀딩을 받아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그리세요.’라는 내용의 ‘와디즈 커스텀마이즈 일러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셨던데, 어떤 프로젝트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건국대학교 인액터스 동아리 [NEWANT]에서 신진 예술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 중 하나였는데요, 저희 프로젝트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그리세요]라는 주제로 펀딩을 받아 굿즈를 제작했어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그리세요] 프로젝트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같은 학과 친구의 추천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 소개를 받고 미대생들의 생활과 취업 및 진로에 대한 인터뷰를 하게 되었어요. 제가 기회가 있으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성격이라 포트폴리오를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더니 함께 하자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블로그에 과제뿐만 아니라 참여했던 프로젝트, 전시 등 많은 활동들을 소개하시더라고요.
네. 작품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경험해 보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그런데 학교 다니면서는 과제하기도 빠듯하더라고요. 그래도 과제로만 끝내고 싶지 않아서 과제 할 때마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편이에요.
미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작품 활동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한 지에 대한 인터뷰였는데요, 저를 포함해서 친구들의 생활을 보면 작품 활동만으로는 한 달도 유지가 불가능해요. 그래서 대부분이 작품 활동과 더불어 외부 작업을 맡아서 하죠.
참여한 대외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최근에 참여한 펀딩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왜냐하면 다른 활동은 저 혼자 준비했었거든요. 이번 작업 같은 경우에 팀원들과 함께 해서 새로운 경험이었고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의 방] 이후에 다음 작품 구상도 있으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그리세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가 이 프로젝트로 돈을 모아서 다음 작품을 준비할 예정이었어요. 동화책을 계획 중인데, 캐릭터는 선인장이에요. 선인장이 토마토 나라에 유학을 가는 이야기인데요, 타지 생활에서의 겪는 즐거움과 어려움에 대해 그릴 예정이에요.
[나의 방]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이번엔 동화책이네요. 작가께서도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는데 타지 생활이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좋은 점은 재밌는 것들이 가까운 데 있고 전시회도 자주 갈 수 있어서 좋아요. 대전에 있을 때는 보고 싶은 전시회가 있어도 시간 내서 서울까지 올라가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리고 간단한 플리마켓도 참여해 볼 수 있고 작가분들과 교류할 수도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데 대전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저 하나 잘 곳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부동산 몇 십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보증금이 말도 안 되게 비싸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게 구해도 좋은 집도 아니었거든요. 이게 참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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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마귀
사람들과 만나는 소통의 창구
만화
표현 수단 중 하나
나의 방
애증의 공간
독립출판
욕심 내보고 싶은 것
독립출판은 자신의 솔직한 감성을 담아낸 에세이와 시집이 많다.
글로만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면 일부 그림과 사진을 덧붙이며 이야기를 담아낸다.
하지만 김수경 작가는 다양한 해석의 차이가 있는 글보다 자신의 생각을 마이웨이로 전달할 수 있는 만화를 그린다.
상큼한 과즙을 머금은 듯한 소녀감성을 지닌 김수경 작가는 힘든 서울살이지만 꿈을 쫓아가는 당찬 2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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