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안마의자 내 합판을 원목으로 둔갑 적발돼 과징금 부과도
세라젬, 헬스케어 시장 이끄는 선도기업 평판엔 부끄러운 행보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헬스케어 전문기업 세라젬이 지난 2021년에 안마의자의 최강자였던 바디프랜드를 제치고 헬스케어가전(안마의자) 업계 1위로 올라서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금세 그 분위기는 바닥을 치며 가라앉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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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환성 회장의 모습과 (오른쪽) 세라젬 헬스케어 이노타운 외관 |
세라젬은 소비자 피해, 열악한 직원 처우 등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며 브랜드 및 제품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돼온 터라 이환성 회장의 리더십 문제가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당장 일어나는 일들을 수습하기에는 어수선한 경영능력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행한 기만행위가 적발되면서 세라젬이 위기에 봉착했다. 세라젬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약 1년간 안마의자 제품 ‘세라젬 파우제 디코어’를 판매했다. 이 제품을 TV와 홈페이지, 홈쇼핑 등 다방면에서 판매하면서 제품의 목재 부분 소재가 무늬목을 접합한 합판임에도 원목을 사용한 것처럼 광고했다. 이에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2800만원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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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젬의 ‘세라젬 파우제 디코어’ 안마의자 홈쇼핑 광고 캡처 |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라젬은 디코어 제품에 캘리포니아산 블랙월넛(호두나무) 무늬목(합판)을 접합했지만, 이를 광고하는 광고 문구에는 ‘원목의 깊이, 원목의 가치, 프리미엄 원목 블랙월넛 사용’ 등으로 홍보해 고급 원목을 사용한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켰다.
공정위는 “레이어드(layered, 합판)라고 용어를 기재했으나 공정위에서는 작은 글씨까지 소비자가 읽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이어드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레이어드가 합판 제품이라고 인식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큰 글씨로 천연 원목 등 잘 보이게 광고 문구를 사용한 것은 충분히 소비자가 크게 오해할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거짓·과장의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지적을 받은 세라젬은 원목을 사용한 문구를 모두 수정했다.
세라젬은 “공정위에서 지적 받은 사항들은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키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환불이나 교환 등 오해의 소지로 인해 판매된 해당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보상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번 거짓 광고 말고도 지난해에는 노동자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없애면서 노조와의 갈등도 지속적으로 빚어졌다.
지난해 세라젬에서 일하던 332명에 달하는 방문점검서비스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에 세라젬은 근로자들에게 직무 전환, 위로금 수령 등 기회를 부여하면서 노동자들과의 타협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깔끔한 결말을 맺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다.
이어 지난달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고 익명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면서 세라젬이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직원 A씨가 직장 상사 지부장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글이 올라왔다. 지부장은 A씨의 어깨를 치는가 하면 A씨 앞에서 “쟤를 꼭 써야 하냐, 멀쩡한 애 쓰자”라는 발언으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에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가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극한 상황까지 치달은 후, A씨는 세라젬 내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지부장에게 받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세라젬은 사건 조사를 거쳐 결과로서 가해직원에 대해 2개월 감봉 조치와 보직해임 조치를 내렸다. 피해 직원에게는 유급휴가와 치료비 지원 등 빠른 회복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세라젬은 그동안 크고 작은 직원들 간의 문제가 있었기에 원활한 직장 생활을 위한 교육과 소통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22년엔 국세청에서 조사한 불공정 탈세 기업 명단에도 올라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악명 높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세라점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사주 일가의 사익편취와 탈세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악순환의 굴레에서 세라젬이 벗어나 의료기기 톱 브랜드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환성 회장의 사회적 책임에 입각한 ESG경영 도입과 함께 강단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쓴소리가 일면 타당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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