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이재명 정부와 '맹부일천'도 못하는 비극

인물·칼럼 / 이덕형 기자 / 2025-06-17 15:26:55

▲이재명 정부와 '맹부일천'도 못하는 비극/이덕형 칼럼
맹모삼천(孟母三遷)은 자식 교육을 위해 어머니가 세 번 이사했다는 고사이다. 맹자가 어렸을 때,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거주 환경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첫 번째 이사는 집 근처에 공동묘지가 있었다. 맹자가 그곳에서 장례식 흉내를 내며 노는 것을 본 어머니는 "이곳은 아이가 살 만한 곳이 못 된다"며 이사했다.


두 번째 이사한 곳은 시장 근처로, 맹자가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 흉내를 내는 것을 본 어머니는 "이곳도 아이가 살 만한 곳이 못 된다"며 다시 이사했다. 세 번째로 이사한 곳은 서당 근처로 맹자가 글을 읽고 예절을 배우는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어머니는 흡족해 하며 "이곳이야말로 아이가 살 만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자녀 교육은커녕, 그저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찾아 아버지가 한 번 이사하는 '맹부일천(孟父一遷)'조차 꿈같은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 끝없이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이미 정상적인 시장의 범주를 넘어섰고, 이 실패의 중심에는 '집값 안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한 정부의 무책임이 자리 잡고 있다. 국민들은 묻는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지난 수년간 정부는 "집값은 안정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공급 확대는 탁상공론에 그쳤고, 규제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뒤흔들며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 투기 수요를 잠재우기 위한 세금 폭탄은 실수요자에게까지 전가되어 고통만 키웠고, 정작 다주택자들의 '버티기' 전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정부의 실패는 명확하다. 첫째, 정책의 일관성 부재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심지어 같은 정권 내에서도 부동산 정책은 갈팡질팡했다. 어제는 규제, 오늘은 완화라는 오락가락 정책은 시장에 극심한 불확실성을 주입했다. 이는 오히려 투기 세력에게 먹잇감이 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은 언제나 투기의 온상이 된다.

둘째, 공급 시그널의 실패이다. 진정한 주택 시장 안정은 충분한 공급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정부는 묶어둔 택지, 지지부진한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등으로 적기에 필요한 물량을 시장에 풀어내지 못했다. 막연한 '수도권 외곽' 공급 계획만으로는 폭발하는 도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셋째, 시장 심리 관리의 실패이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가 9할이라는 말이 있다. 정부는 땜질식 처방과 낙관적인 발언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확실성만 키웠다. '패닉 바잉' 현상은 이러한 불신 속에서 자라났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집값 안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이재명 정부는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로 시장에 확고한 안정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대대적인 공급 확대 로드맵을 제시하고, 동시에 투기 세력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맹모가 자식을 위해 이사했듯, 이제는 정부가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대오각성하고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집값 안정 없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요원할 뿐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에 놓은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지만 유연한 자세로 대처를 한다면 반드시 해결 할것으로 국민들은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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