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 성급한 판단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인물·칼럼 / 이덕형 기자 / 2025-06-10 14:02:28

▲이재명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 성급한 판단보다 인내가

필요하다/이덕형 칼럼

이재명 대통령이 마침내 청와대 문을 열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험난한 길을 걸어 당선된 그의 국정 여정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다. '허니문 기간'이라는 정치적 관용의 시간이 그에게도 주어졌다. 문제는 이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진정성 있는 국정 철학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인내심이다. 국정은 마라톤이다. 대통령이 취임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민생이 회복되고, 경제가 도약하며, 외교안보가 안정될 리는 없다.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내놓든 그것이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사법개혁, 산업전환, 복지 확대, 지역균형 같은 과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고도의 정치 기술이 요구된다. 지금은 기대와 회의가 뒤섞인 시기다. 일부 야권은 취임 전부터 ‘이재명 정부는 준비 부족’이라며 날을 세운다.

정치권이 허니문 기간조차 없이 대립과 공세에 나선다면, 정책의 씨앗이 뿌리 내릴 기회조차 빼앗길 수 있다. 오히려 이 시기는 국민이 정부의 구상을 지켜보며 정책의 진정성과 실행력을 시험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대통령도 이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취임 초반부터 강단 있는 인사, 뚜렷한 메시지,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 설계로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허니문은 감탄과 박수의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 유예기간이자 기회의 시간이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정책은 좌초되고, 지지율은 곤두박질친다. 허니문을 길게 유지하려면 대통령의 진심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인내와 기다림 또한 중요하다. 정치는 과속보다 지속이다. 비판은 중요하되, 시간을 두고 평가하는 품격이 필요하다.

이제 막 출범한 정부의 숨고르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인내는 열매를 낳는다. 당장 눈에 띄지 않는다고 성급히 낙제점을 매겨서는 안 된다. 국정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

대통령의 허니문은 기다림을 담보로 한 신뢰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정치는 불신의 늪에서 허우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 공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과연 국민의 인내에 값할 만한 국정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지, 허니문은 곧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이덕형 칼럼] 몰락을 자초한 권력의 그림자, 국민의힘2025.06.05
    [이덕형 칼럼] 누가 이재명 대통령 곁에 서겠는가2025.06.09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