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 신사업 발굴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사업 다각화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국내 장수 브랜드 활명수, 판콜, 후시딘 등으로 소비자 사랑을 받고 있는 동화약품이 올해로 창립 127주년을 맞았다. 동화약품은 제약 업계에서 최장수 기업이면서 국내 기업 중 두 번째 장수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동화약품은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이 리더급 중책을 맡으면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까지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 역량 강화, 과감한 투자 단행, 신사업 발굴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기업 가치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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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사진=동화약품 제공 |
윤인호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올해 40세인 불혹을 맞았다. 윤도준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공부를 마치고 지난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중추신경계팀 차장, 전략기획실 부장,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생활건강사업부와 OTC(일반의약품) 사업 담당 상무를 역임해 오다 2019년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2022년 3월에는 부사장으로 오르며 동화약품의 ‘키맨’으로 자리 잡았다.
윤인호 부사장은 의료기기, 바이오 등 사업 다각화는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 단행으로 동화약품이 오랜 구각(낡은 껍질)에서 깨어나는 노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동화약품의 기업 가치 제고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 일반의약품 베트남 시장으로 확대
동화약품은 지난해 베트남 약국 체인인 중선파마(Trung Sơn Pharma)의 주식 51%를 3000만 달러(약 391억원)에 인수했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내에서 140여 개 약국을 운영하며,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헬스케어를 아우르는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동화약품은 중선파마의 체인점을 오는 2026년까지 460개까지 확장하는 계획을 세우고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베트남 시장에서 활명수 등 국내에서 장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일반의약품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면, 베트남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 확장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 종합감기약 판콜 62년 만에 첫 1위 감격…일반의약품 꾸준한 성장
감기약 시장에서 만년 2위에 머물렀던 판콜이 지난해 3분기 굳건한 1위인 동아제약의 판피린을 앞지르며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3분기 동아제약의 판피린은 매출이 전년 대비 25% 줄어든 313억원을 기록했고, 동화약품의 판콜은 매출 361억원을 기록하면서 62년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동화약품은 연예인 모델 기용 없는 광고를 진행해 오다가 최근 싸이를 모델로 선정해 TV 광고까지 선보이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매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아울러 동화약품의 대표 일반의약품으로 판콜 이외에도 활명수, 후시딘, 잇치 등이 있는데, 2019년 매출이 1271억원에서 2022년 1561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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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주년을 맞은 동화약품의 대표 브랜드 제품/사진=동화약품 홈페이지 |
□ 투자 및 기술 개발 등 사업 다각화
동화약품은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비가 2020년 169억원, 2021년 173억원, 2022년 192억원, 2023년 3분기까지 158억원 등으로 점차 증가하더니 지난해 마침내 200억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동화약품의 매출 중에서 일반의약품이 45% 이상을 차지해 왔으나, 의존도를 줄이고 신약 개발을 통해 전문의약품 매출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암과 당뇨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항암제는 DW1023을 현재 개발 중에 있다. DW1023은 고형암 적응증으로 내년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동물실험에서 기존의 동종 물질과 비교해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당뇨 치료용 개량 신약인 ‘DW6012’, ‘DW6013’, ‘DW6014’ 3종도 개발하고 있다. DW6012는 2021년 하반기 임상 1상을 승인 받고 진행 중에 있으며, 의료 현장에서 폭넓게 처방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억제제 및 디펩티딜 펩티다제(DPP)-4 억제제 기전이다. DW6013은 디펩티딜 펩티다제-4 억제제 및 비구아니드(Biguanide) 계열 당뇨 치료제다. 그런가 하면 DW6014는 DW6013과 같은 작용 기전을 갖고 있으며 속방정을 서방정으로 개선한 복합제다.
아울러 AI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와 ‘AI 기반 항암제 신규 적응증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이번 임상 1상에 돌입한 항암제 DW1023에서 신규 고형암 적응증을 도출했다.
앞으로 동화약품은 기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고, 임상시험 설계 단계의 시행 착오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AI(인공지능)를 이용해 신약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화약품은 다양한 투자 단행으로도 사업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221억원을 투입해 척추 임플란트 전문 의료기기 제조 업체인 메디쎄이를 인수하고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매출은 2020년 44억원, 2021년 201억원, 2022년 235억원, 2023년 3분기 누계 185억원을 달성하며 의료기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또한 2022년 11월 디지털 치료제 기업 하이(HAII)에 30억원을 투자해 범물안장애(매사에 걱정이 지나치고 예민해서 일상의 사소한 일에 불안을 느끼는 증상) 치료제 ‘안자이렉스’의 국내 판권과 개발 중인 다른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동화약품은 글로벌 진출과 다양한 기업 투자로 기업 가치 제고에도 힘쓸 예정이다.
□ ‘더불어 사회 만들기’ 사회공헌도 적극
동화약품은 긴 세월 동안 사회와의 소통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먼저 2006년부터 자발적으로 일부 의약품 포장에 점자 표시를 도입해 시각장애인들이 어렵지 않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힘써 왔다. 상처 치료제 후시딘을 시작으로 치질 치료제 포스테리산, 무좀 치료제 바르지오, 감기약 판콜 등 11개 제품에 점자 표시를 새겨 넣었다.
올해 7월부터 의약품 포장에 제품명의 점자 표시가 의무화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이미 점자 표기를 선도적으로 실행 중인 동화약품의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공장을 방문해 관련 제품을 살펴보기도 했다.
아울러 어린이들을 위한 교통안전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어린이들의 등·하교 교통안전을 위한 ‘스쿨존 안전 캠페인’에 이어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후시딘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전개했다.
학생들에게 스쿨존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후시딘 오렌지카드를 전달했다. 후시딘 오렌지카드는 빛을 반사해 보행자 발견 거리를 9배가량 증가시켜 아동 보행자에 대한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 보행 중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대표 브랜드인 ‘활명수’를 통해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을 10년째 잇고 있다. 매년 활명수의 기념판 제품을 만들어 판매 수익금 일부를 물 부족 국가 어린이들을 돕는 데 쓰고 있다.
동화약품은 윤인호 부사장의 젊은 감각과 AI 및 디지털화로 정체된 기업 이미지를 탈바꿈하면서 빠르고 효과적인 신약 개발에 앞장서며 탄탄한 지속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을 시작으로 앞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 진출 국가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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