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유찬형 전 부회장 선임안도 이사회서 최종 부결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이 5개월째 공석 상태인 농민신문사 사장 후보로 농협을 퇴직한 지 약 5년 된 전 농협 계열사 대표 김 모 씨를 다시 선임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농협이 올해 들어 '퇴직자 회전문 인사'를 차단하겠다며 재취업 제한을 핵심 개혁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또다시 농협 퇴직자를 주요 관계 법인의 대표로 기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농협이 스스로 내놓은 개혁 원칙과 배치되는 상황이다.
◇ 농민신문, 별도 사단법인이지만 농협과 인사·지배구조 밀접
농민신문사는 법인 형태상 농협중앙회와 별개의 사단법인이다. 따라서 농협중앙회가 지분을 보유하는 일반적인 주식회사형 자회사와는 법적 구조가 다르다. 그러나 실제 조직 운영과 인사 구조를 보면 농협중앙회 및 전국 농·축협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농협중앙회장은 관행적으로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회장을 겸임해왔으며, 농민신문사 이사회에는 회원조합장들이 다수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신문사 회장과 사장은 이사회와 대의원회 절차를 통해 선임되는 구조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직후인 2024년 3월 21일 농민신문사 이사회와 정기대의원회를 거쳐 농민신문사 회장으로 선출돼 중앙회장과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겸직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에서 겸직 보수 등이 문제로 지적되자 2026년 1월 13일 농민신문사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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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4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 강호동 회장 측근 논란 전 부회장 인선도 결국 무산
농민신문 사장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농민신문사는 지난 3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하는 절차를 추진했다. 유 전 부회장은 강호동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온 인물로, 2024년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시 강 회장 후보 등록 업무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신문사는 당시 임원 선임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임원추천위원회 제도를 도입했지만, 임추위 출범 직후 유 전 부회장이 사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오히려 '측근을 위한 형식적 절차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3월 18일 열린 농민신문사 이사회에서는 유 전 부회장 선임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부터 이사진의 반발에 부딪혀 제동이 걸렸다. 농민신문사는 이후 사장 선임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그 뒤 다시 선임 절차가 진행됐지만 지난 5월 27일 농민신문사 이사회에서 유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은 표결 끝에 최종 부결됐다. 당시에도 농협 퇴직자를 주요 관계 법인의 대표로 다시 선임하는 이른바 '낙하산·회전문 인사'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후 충남지역 농협 조합장인 이 모 씨가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왔으며, 사장 자리는 장기간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강 회장 측이 다시 농협 퇴직자 출신인 김 모 전 계열사 대표를 사장 후보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과 수개월 전 유 전 부회장 인선 논란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개혁위원회에서는 농협 개혁의 핵심 방안 중의 하나로서 퇴직자를 절대로 주요 계열사 대표로 선임해서 복직 시켜서는 안 된다고 권고안을 만들어 강 회장에게 전달했다.
◇ 농협개혁위 '퇴직자 회전문 인사 차단'…재취업 제한 즉시 적용 권고
더 큰 문제는 이번 인사가 농협이 스스로 발표한 인사개혁 방안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지난 3월 24일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농협 개혁 권고문'을 채택하면서 선거·인사제도 개선, 책임경영·내부통제 강화, 경제사업 활성화 등 3개 분야 13개 개혁과제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인사개혁의 핵심이 바로 퇴직자의 범농협 임원 재취업 제한이다.
개혁위는 중앙회와 계열사를 퇴직한 인사의 임원 재취업 기준을 강화하고, 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인사를 다시 임원으로 선임하는 관행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해당 재취업 제한 기준은 권고안 채택 시점부터 즉시 적용하도록 했다.
앞서 농협중앙회도 2025년 11월 인사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퇴직자의 재취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전문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올해 3월 이를 한층 구체화했다. 공개된 개혁안에는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가능 범위를 퇴직 후 1년으로 제한해 선거 때마다 반복되어 온 퇴직자의 '회전문 인사'를 차단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농협중앙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7월 8일 '농협 대전환' 16개 과제를 발표하면서 퇴직자 재취업 제한을 포함한 인사 혁신을 실제 추진하겠다고 다시 공식화했다. 중앙회는 이 방안이 농협개혁위원회 권고를 조기에 이행하기 위한 실행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농협을 떠난 지 약 5년이 지난 인사를 다시 주요 관계 법인의 대표로 선임한다면, 적어도 농협이 대외적으로 발표한 ‘퇴직자 회전문 인사 차단’이라는 개혁 취지와 어긋하면서 문제 제기가 충분히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유찬형 전 부회장의 농민신문 사장 인사가 추진됐을 당시에도 농협이 스스로 내놓은 '퇴직자의 회전문 인사 관행 차단' 방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농협중앙회가 올해 7월까지 대외적으로 퇴직자 재취업 제한과 회전문 인사 근절을 핵심 쇄신과제로 강조해 온 만큼 퇴직한 지 수년이 지난 전직 농협 인사를 농민신문사 대표로 다시 선임할 경우 '규정의 적용 여부'와 별개로 '농협개혁의 취지에 부합하는 인사인가'라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불과 석 달 전 유찬형 전 부회장의 사장 선임안이 측근·퇴직자 인사 논란 끝에 이사회에서 부결된 상황에서 다시 퇴직자 출신 인사를 후보로 내세운다면, 농민신문사 이사회와 대의원들이 이번 인사를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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