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값 내렸는데 치킨값은 그대로…李 가격점검 예고에 업계는 "억울하다" 난색

K-Food / 한시은 기자 / 2026-10-02 11:24:10
대통령 치킨 가격 점검 예고…업계 가격 인하 요구에 난색
9월 닭 공장도 가격 전년比 5.6%↓…올봄 급등 이후 하락
주요 업체 가격 동결 주장…지난해 bhc·교촌 원가율 상승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닭고기 가격 하락에도 치킨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초 닭값 상승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동결했다며, 최근 닭 시세 하락만으로 판매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육계 가격이 하락했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판매가격은 그대로라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 닭 공장도 가격 흐름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원가율./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 9월 닭값 전년比 5.6% 하락…치킨값 인하 요구로

 

올해 초 급등했던 닭고기 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에 많이 쓰이는 9~10호 도계 닭의 지난달 평균 공장도 가격은 ㎏당 352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3739원보다 5.6% 낮아졌다.

올해 월평균 가격을 보면 1월 4047원에서 2월 4494원, 3월 521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4월 5171원, 5월 4846원, 6월 4173원, 7월 3869원으로 하락했다. 8월 4262원으로 한 차례 반등했지만 9월 다시 3000원대로 내려왔다.

올봄 닭고기 가격 급등에는 고병원성 조류독감(AI)에 따른 공급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 겨울철 육용 종계 살처분이 늘면서 병아리 공급이 부족해졌고, 육계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문제는 원료육 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메뉴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가격에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치킨업계는 최근 닭고기 가격 하락만으로 판매가격 인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원료육 가격이 급등했을 때도 본사 기준 주요 메뉴의 권장 가격을 동결하며 비용 상승분을 감내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BBQ는 2024년 6월, bhc는 2023년 12월, 교촌은 2023년 4월 인상 이후 권장 판매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가맹점별 자율가격제에 따라 가맹점의 실제 판매가는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업계 “오를 때도 가격 동결”…부자재·가맹점 비용 부담 호소


치킨 한 마리가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 드는 비용이 생닭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업계가 가격 인하에 난색을 보이는 이유다.

프랜차이즈가 사용하는 원료육에는 절단과 염지·가공 등의 과정이 추가되고, 여기에 튀김유와 소스, 포장재 등 부자재 비용도 들어간다. 매장에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여러 비용까지 더해진다.

또 대량으로 일정한 규격의 닭을 확보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시장 시세 변동이 본사의 실제 조달 비용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닭고기 시세가 내려가더라도 계약 조건과 추가 가공·물류 비용 등에 따라 비용 감소 시점과 폭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bhc 운영사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6147억원으로 전년보다 19.9% 증가했지만 매출원가는 23.4% 늘어난 387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2024년 61.2%에서 지난해 63.0%로 1.8%포인트 상승했다.


교촌에프앤비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5174억원으로 7.6% 증가하는 동안 매출원가는 8.8% 늘었다. 매출원가율은 2024년 69.3%에서 지난해 70.1%로 0.8%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원가율 70%는 매출 100원당 약 70원이 상품 매입·생산 원가로 쓰였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서도 교촌의 원가 부담은 이어졌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약 25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반면 매출원가는 약 1835억원으로 4.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69.8%에서 71.8%로 2.0%포인트 상승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도 정부 기조에 맞춰 물가 안정에 동참해온 상황에서 최근 닭값 하락만으로 치킨 가격을 바라보는 데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식용유와 소스, 포장재 비용뿐 아니라 환율 영향과 가맹점의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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