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칼럼] 눈물로 완성된 이름, 심석희

기획·연재 / 한지원 기자 / 2026-02-21 14:40:59

그녀는 울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심석희의 눈가에는 참아왔던 감정이 고스란히 흘러내렸다. 

 

그 눈물의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대신 견뎌줄 수 없었다는 사실이, 가슴 한켠을 먹먹하게 만든다.

무엇이 스물아홉 청춘의 마음을 그토록 아프게 했을까.

 

▲ 사진=2014년 심석희 선수 / 팬클럽 사이트 캡쳐

 

2014년, 겨우 열일곱.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천재 소녀’로 불렸던 심석희.

 

그녀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스포츠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19년,
차마 글로 옮기기조차 버거운 고통을 자신의 목소리로 증언해야 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 이후에도 이어진 수많은 논란과 질타, 국가대표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사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날의 눈물은 단순한 승리의 기쁨을 넘어선다.

 

이번 올림픽에서 심석희는 주연이 아니었다. 계주 대표팀의 일원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선수들에게 향했다.

 

그녀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조연의 역할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팀을 위해 달렸다.
 

여자 3000m 계주는 4명의 선수가 27바퀴를 도는 경기다. 최민정–김길리–노도희–심석희로 구성된 대한민국 대표팀은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5바퀴까지 3위...쉽지 않은 흐름이었다. 그러나 승부처는 마지막 4바퀴였다.
 

심석희가 ‘오랜 경쟁자이자 친구’ 최민정을 힘차게 밀어 올리며 2위로 도약했고, 이어 김길리가 이탈리아를 제치며 선두로 올라섰다.

 

마침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그 4바퀴는 대한민국 쇼트트랙 역사에 오래 남을 명장면이다. 화려한 추월이 아니라, 누군가를 밀어 올리는 선택이 승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경기 직후 다른 선수들이 코치진과 기쁨을 나누는 동안 심석희는 홀로 빙상장을 돌았다. 그리고 조용히, 한참을 울었다.

 

그 눈물에는 ‘심석희’라는 이름 석 자의 무게, 아픔과 후회, 그리고 끝내 버텨낸 시간에 대한 위로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어설픈 인생 선배로서 한마디 전하고 싶다.


“심석희 선수.
이제는 울지 말고, 마음껏 웃어도 됩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국가대표입니다.
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오늘을 존경하며,
더 찬란해질 내일을 응원한다.

 


▣ 칼럼니스트 한정근 | 아시아브랜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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