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회장 2세 승계 구도와 맞물린 지배구조 개편 주목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경기 평택국제자동차부두에서 열린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HEV) 수출 선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자산총액 9조6200억 원을 기록한 KG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편입을 눈앞에 두고 순환출자 해소라는 중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곽재선 회장 중심의 지배 체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법적 규제와 시장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KG그룹은 두 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각각 KG제로인-KG케미칼-KG이니시스-이데일리-KG제로인(①)과 KG제로인-KG케미칼-이데일리-KG제로인(③) 구조다.
이 가운데 ‘꼬리잡기’ 지분 구조의 정점에는 가족회사인 KG제로인이 자리하고 있다. KG케미칼의 최대주주는 현재 KG제로인(지분율 20.91%)이며, KG제로인의 최대주주는 곽 회장의 장남인 곽정현 KG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다.
2024년 말, KG에코솔루션이 보유하던 이데일리 지분을 KG이니시스에 매각하면서 순환출자 구조 3개(②, ④, ⑤)는 이미 해소됐다. 그러나 남은 2개의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데일리가 보유 중인 KG제로인 지분 7.35%를 처리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이데일리의 KG제로인 지분을 KG오너 일가에 증여하거나,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KG제로인이 보유한 KG케미칼 지분을 정리하는 방안은 곽정현 사장의 지배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KG제로인과 KG케미칼 간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순환출자 구조를 한 번에 정리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특히 KG케미칼이 실질적인 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합병 시 그룹 지배 체계가 더욱 명확해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편입되면 의결권 제한과 순환출자 신규 금지 등 법적 제약이 크기 때문에, KG그룹이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배력 유지와 규제 대응 사이에서 KG그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KG그룹은 현재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해 있으며, 재계순위는 54위다. 하지만 KG모빌리티 실적 개선이나 대형 인수합병(M&A) 등이 이뤄질 경우 자산 기준이 11조6000억 원을 넘어서며 상호출자제한집단 편입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공정위 규제 여부와 관계없이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내부 기조는 확고하다”며 “각 계열사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ESG 경영 요구에도 발맞추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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