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서 열린 중·대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동 개발 협약식에서 황기영 KGM 대표이사(왼쪽부터), 곽재선 KGM 회장, 인퉁웨 체리그룹 회장, 장귀빙 사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KG모빌리티의 2025년 1분기 보고서는 단순히 불안한 실적과 리더십 불안정성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재무제표 곳곳에 숨겨진 '그림자 부채'와 투명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은, 과거 회생 절차를 겪었던 기업이 과연 재무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뤘는지에 대한 냉혹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미수금 폭탄' 우려…연체 매출채권의 그림자
KG모빌리티 1분기 보고서의 주석을 살펴보면,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중 '연체되었으나 손상되지 않은 채권'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분기보고서에서 비록 당장은 대손 처리되지 않았다고 분류했지만, 이는 고객사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고 지급이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취재기자가 만난 한 회계 전문가는 "연체된 채권은 언제든 부실화될 수 있는 '잠재적 대손 위험'을 내포한다"며 "자동차 산업 특성상 대리점이나 부품사 등과의 복잡한 채권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데, 경기 침체나 거래처의 재무 악화 시 이러한 연체 채권들이 대규모 '미수금 폭탄'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KG모빌리티의 현금 유동성을 더욱 압박하고, 향후 추가적인 손실로 연결될 수 있는 '그림자 부채'의 뇌관이다.
◇ '안 팔리는 차 부품'…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의 경고음
재고자산 역시 잠재적 부실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보고서에 명시된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설정은 생산된 차량이나 부품의 판매 부진, 혹은 가치 하락 우려를 반영한다.
이는 결국 기업이 효율적인 재고 관리에 실패했거나, 시장 수요 예측에 오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재고자산의 부실은 직접적으로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재고 보관 비용 및 향후 처리 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현금 흐름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완성차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재고자산 관리는 KG모빌리티의 수익성 방어에 있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 꼬리 무는 소송전…우발 부채 현실화 위험
1분기 보고서에서는 KG모빌리티는 당분기말 현재 3건의 제소(원고)와 7건의 피소(피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총 소송 금액은 원고 30억 9,600만 원, 피고 159억 1,100만 원에 달한다.
피고 소송의 경우, 패소 시 기업의 재무 상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우발 부채'로 작용한다.
특히 과거 회생 절차를 겪었던 기업의 경우, 이러한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는 기업의 신뢰도와 투자 심리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그룹 내 돈거래' 특수관계자 거래…투명성 도마 위
KG모빌리티의 1분기 보고서에는 KG케미칼(주), KG ICT(주), 이데일리(주), (주)KG에프엔비 등 다수의 특수관계자들과의 매출, 매입, 기타 비용, 자산 취득 등 다양한 거래 내역이 명시되어 있다.
최대주주인 KG에코솔루션(주)가 KG모빌리티(주)의 주식 56.0%를 소유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분기보고서(2025.05.15).pdf] 이러한 내부 거래는 지배 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지속적인 감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특수관계자 거래는 그룹 내부의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공정한 시장 가격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소액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특정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거 논란이 있었던 기업일수록 이러한 내부 거래의 투명성 확보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G모빌리티는 사명 변경이라는 외형적 변화를 넘어, 재무제표 곳곳에 숨겨진 '그림자 부채'와 특수관계자 거래의 투명성 문제라는 내재된 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면, KG모빌리티의 '불안한 질주'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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