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
베센트 재무부 장관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동조하며 걱정거리 부각
![]() |
▲미국 뉴욕증시는 6일(현직시간)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에 투매 현상마저 발생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AI(인공지능) 성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AI와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추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AI 대표주인 마벨, 엔비디아, 브로드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나스닥은 2.6%, 반도체지수는 4.5% 급락했다. 게다가 트럼프 2기 관세 행보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미국 기업들의 감원 급증이 예고되면서 S&P500지수와 다우지수에도 파장이 확산되는 모양새였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27.51포인트(0.99%) 하락한 42,579.0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4.11포인트(1.78%) 내린 5,738.5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83.48포인트(2.61%) 급락한 18,069.26을 나타내며 장을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212.95포인트(4.53%) 급락한 4,487.85를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0.1%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1.0%, 엔비디아 5.7%, 아마존닷컴 3.6%, 메타 4.3%, 구글의 알파벳 0.3%, 브로드컴 6.3%, 테슬라 5.6%, 넷플릭스 8.5%, AMD 2.7%, ARM이 5.5%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25%포인트(2.5bp) 상승한 4.292%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15%포인트(1.5bp) 하락한 3.971%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에 대해 오는 4월 2일까지 25%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날 멕시코와 캐나다산 자동차를 1개월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한 데 이어 면제 적용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4월 2일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만큼 그때까지 멕시코 및 캐나다와 마약 유통 제재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트럼프는 시사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에 투자자들은 오히려 투매로 대응했다. 관세를 유예했다는 사실보다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이 너무 가변적이라는 데 불안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트럼프의 판단에 따라 정책이 쉽게 뒤집히는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수석 시장 전략가는 "그저 혼란스러울 따름"이라며 "그 혼란은 시장의 일상적인 변동성으로 스며들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동조하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공개 석상에서 비하한 것도 투심에 부정적이었다. 월가는 헤지펀드 설립자였던 베센트가 중도적 입장에서 트럼프의 정책에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와 유사한 어법을 구사하면서 월가는 실망하는 분위기다.
베센트는 뉴욕경제클럽이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여러 번 말했다"며 "쥐스탱 트뤼도 같은 멍청이(numbskull)가 되고 싶고 '오, 우리는 이걸 할 거야'라고 말한다면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공개 압박했다.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우려하기 시작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경제 성장도 지속되지만 이에 대한 위협이 존재한다"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서 자신감이 약해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나 현재 그 둔화세가 위험에 놓여 있다"며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나 그런 전망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올해 2회 금리인하 예측에 틀린 것은 없다"며 "통화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여전히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엔비디아는 5.74% 떨어지며 시가총액이 2조7천억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테슬라도 5.61% 떨어지며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대거 약세를 보였다. 마블테크놀로지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월가 추정치에 부합하거나 앞섰음에도 실적 전망치가 기대에 못 미쳐 주가가 20% 급락했다. TSMC와 브로드컴, ASML, Arm 등도 3~6%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은행주도 2% 안팎의 약세를 보였다. 은행주 전체 수익률은 주간 단위로 작년 8월 이후 최악이다.
미국 고용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미국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예상치를 밑돌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 대비 2만1천명 감소한 수치다. 예상치도 밑돈 결과다.
반면 미국 기업들의 2월 감원 계획은 코로나19 팬데믹 절정기 수준으로 급증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사가 발표한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지난 달 17만2천17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20년 7월의 26만2천649명 이후 가장 많은 월간 감축 계획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13.1%까지 내려갔다. 전날 마감 무렵엔 21.3%에서 급락했다. 상반기 내 50bp 인하 확률은 35.4%까지 뛰었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