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국채 입찰은 발행 수익률이 4.813%를 기록하며 호조
하지만 장 마감 무렵 오름폭을 다시 확대하며 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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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일부 되돌림 현상이 일어나며 급락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전날의 폭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루 만에 급락으로 마감했다. 역대급 폭등을 기록한 이후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가 145%에 이르는 것으로 재산정되자 가파르게 되돌림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시 개장 전 발표된 신규 물가지표가 '깜짝' 개선세를 보였으나 '관세'가 화두인 시장에서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14.79포인트(2.50%) 낮은 39,593.66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8.85포인트(3.46%) 급락한 5,268.0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37.66포인트(4.31%) 급락한 16,387.31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337.15포인트(7.97%) 급락한 3,893.30을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4.2%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2.3%, 엔비디아 5.9%, 아마존닷컴 5.1%, 메타 6.7%, 구글의 알파벳 3.7%, 테슬라 7.2%, 넷플릭스 1.8%, 팔란티어 3.7%, AMD 8.4%, ARM이 5.7%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29분 현재 10년물이 0.019%포인트 오른 4.415%를 기록하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93%포인트(9.3bp) 하락한 3.856%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00.67포인트(2.22%) 낮은 39,707.78을 기록하고 있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6.24포인트(2.68%) 내린 5,310.6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57.09포인트(3.25%) 밀린 16,578.88을 각각 나타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 하방 압력을 강하게 넣은 것은 대중 관세가 총 145%에 이른다는 발표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가 최소 145%라고 밝혔다. 마약성분 팬타닐 관련 기존에 부과된 관세 20%에 이날부터 발효된 상호관세 125%를 더한 값이다.
백악관은 게다가 5월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오는 800달러 이하의 소액 소포에 대해서는 1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도록 소액 교역마저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소식에 주가는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낙폭이 -7.19%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응용 리서치 부문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냉정해졌다"며 "145%라는 수치가 내일은 또 다른 숫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전날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했으나 중국 관세 인상으로 실효 관세율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관세 유예는 도움이 되지만 불확실성을 줄이지는 못한다"고 짚었다.
시장이 주목한 30년물 국채 입찰은 발행 수익률이 4.813%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트럼프가 관세 유예 조치를 결정한 주요 배경 중 하나가 채권시장의 불안이었던 만큼 이날 입찰은 주목도가 높았다. 하지만 입찰 호조에도 시장에 불안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30년물 금리는 장 마감 무렵 오름폭을 다시 확대했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미국 국채 투매 관련 "내가 이해하기로는 이 문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유예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명백하게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둔화하며 호조를 보였으나 관세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지표인 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2020년 5월 기록한 -0.1%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시장 전망치 0.1% 상승도 밑돌았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의 폴 히키 공동 창립자는 "평소 같았으면 주가를 급등시킬 만한 호재였으나 관세 불확실성이 효과를 잃게 했다"고 평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 될 수도 있었지만, 관세와 무역전쟁 때문에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며 "이번 물가 지표는 전 세계적으로 부과되고 있는 관세,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아직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만 강보합으로 버텼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는 6% 넘게 급락했고 기술과 통신서비스, 임의소비재도 4%대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월마트(1.09%), 유나이티드헬스그룹(2.68%), 코카콜라(1.17%), T모바일(0.48%) 등 필수소비재와 경기방어주는 선방했다.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은 트럼프가 일본 신일철의 인수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후 주가가 9% 이상 떨어졌다. GM(제너럴 모터스)과 포드는 골드만삭스가 관세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뒤 주가가 각각 4% 이상, 3% 이상 내렸다.
오후 들어 트럼프가 고조되는 무역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중국과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고 밝힌 점은 투자심리를 일부 진정시켰다. 트럼프는 내각 회의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합의하면 좋을 것"이라며 "그것은 미국과 중국 양측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3월 CPI 결과가 나온 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 26.7%에서 16.3%로 내려갔다.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13.6%에서 21.3%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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