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요는 여전히 약한 반면 이란 시설이 타격을 입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추가 생산 여력이 충분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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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 악령이 다시 떠오르자 3대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악령이 다시 엄습하자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게다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4%대를 돌파하면서 고금리 우려도 시장을 괴롭혔다. 다만 이날 국제 유가 급등은 과도하다는 시장의 해석도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98.51포인트(0.94%) 밀린 41,954.24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13포인트(0.96%) 하락한 5,695.9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댜 213.95포인트(1.18%) 내린 17,923.90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10.03포인트(0.19%) 떨어진 5,196.80을 마크하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2.2%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1.5%, 아마존닷컴 3.0%, 메타 1.8%, 구글의 알파벳 2.4%, 테슬라가 3.7%, 넷플릭스가 2.4%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가 2.2%, AMD 0.04%, ARM이 0.5% 상승하며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45%포인트(4.5bp) 상승한 4.026%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55%포인트(5.5bp) 오른 3.987%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채권 금리가 오르고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한 게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8월 초 이후 두 달 만에 4% 위로 상승했다. 지난 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키운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9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11월 연준이 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것이란 기대가 소멸한 반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
브렌트유가 한 달여 만에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간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이 이란 원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주 이후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2.76달러(3.71%) 급등한 배럴당 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상승률은 13.16%에 달했다. 5거래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대치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며 시작된 가자 전쟁이 이날도 1년을 채운 가운데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은 오히려 격해지고 있다.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 복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등급인 5등급 허리케인 '밀턴'(Milton)이 플로리다를 향해 접근하고 있는 소식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악재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구글플레이 스토어 외에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라는 법원 판결에 이날 2.4% 하락했다. 아마존은 웰스파고은행이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성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한 여파로 3.1% 하락했다.
웨드부시 시큐리티의 마이클 제임스 매니징 디렉터는 "고용보고서와 허리케인 피해, 에너지 가격 상승, 일부 대형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 보도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했던 국제 유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원자재 전문 캐일러 캐피털의 브렌트 벨로트 창업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 하향 돌파를 시험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석유 수요는 여전히 약한 반면 이란 시설이 타격을 입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추가 생산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 화이자는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10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14.0%로 반영됐다. 25bp 인하 확률은 86.0%로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동결 확률의 등장 자체가 기존 시장의 계산과 다른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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