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트럼프의 변덕에 피로감 역력 나스닥 선방했지만 다우는 큰 폭 하락

기획·연재 / 김완묵 기자 / 2025-03-12 06:11:40
장 막판 재차 낙폭을 확대하며 피로감을 드러내
미국 씨티그룹은 미국 증시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
▲미국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하루에도 몇 번 바뀌는 트럼프 정부의 변덕에 피로감을 나타내며 일제히 하락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국 뉴욕증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사우디 회담이 긍정적이며 생산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으로 전환하는 듯했으나, 결국 장 막판 매물이 쏟아지며 3대 지수 및 반도체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또한 캐나다와의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트럼프 정부의 수시로 변하는 관세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되살리기는 어려웠다는 관측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78.23포인트(1.14%) 하락한 41,433.4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49포인트(0.76%) 낮은 5,572.0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2.23포인트(0.18%) 하락한 17,436.10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31.02포인트(0.70%) 내린 4,374.07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0.08% 상승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1.6%, 아마존닷컴 1.0%, 메타 1.2%, 브로드컴 3.0%, 테슬라 3.7%, 넷플릭스 3.2%, AMD가 0.1%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애플은 2.9%, 구글의 알파벳 1.1%, ARM이 4.2% 하락하며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상승 반전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63%포인트(6.3bp) 상승한 4.276%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43%포인트(4.3bp) 오른 3.939%를 마크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발한 경기침체 우려는 이날도 미국 뉴욕증시를 잠식하며 극도의 변동성을 촉발했다.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던 주요 주가지수는 트럼프가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낙폭을 확대했다. 증시를 휘두르는 관세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다시 한번 흔든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상무부 장관에게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를 (기존 계획된) 25%에서 더해 50%로 부과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되는 전기에 대해 전기료를 할증하기로 하자 트럼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캐나다 측과 소통하며 전기료 할증을 철회하자 트럼프는 이날 오후 언론에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리는 방안은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는 트럼프식 정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트럼프가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의 철회를 고려한다고 밝혔음에도 장 막판 주가지수는 재차 낙폭을 확대하며 피로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서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부분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적으로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지는 않는 무역 정책을 추구하면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현시점에서 우리가 경기침체의 문턱에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경제성장은 아마도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에서도 비관론이 이어졌다. 미국 씨티그룹은 미국 증시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의 디르크 윌러 전략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 경제에서 나오는 뉴스 흐름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고 단기적으로는 미국 예외주의가 다시 강하게 부각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시장에 그나마 긍정적인 재료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일간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휴전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러시아가 이에 합의하면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본격적으로 종전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건강과 산업, 부동산은 1% 이상 떨어졌다. 테슬라는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계획이라며 두둔한 영향으로 3반등했다.

 

성장주인 기술주 대신 우량주와 가치주, 전통 산업군이 이날 더 약세를 보였다. 경기방어주 성격의 버라이즌이 6.58%, T모바일은 3.74% 떨어졌다. 월트디즈니도 5% 밀렸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비자 등 카드 회사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1월 구인 건수는 전월과 큰 변동 없이 유지되며 노동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job openings) 건수는 774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50만건)보다 약 24만건 증가한 수치며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29.3%로 내려갔다. 전날 마감 무렵엔 39.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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