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트럼프 관세전쟁에 AI-반도체주 투심 꺾여 나스닥-다우 3일째 하락

기획·연재 / 김완묵 기자 / 2025-03-28 06:22:22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압박과
중국 정부의 환경·에너지 규제 압박을 동시에 받으며 주가가 약세
미국 정통 자동차업체들도 자동차 관세 압박으로 투심 곤두박질
▲미국 뉴욕증시가 27일(현지시간) 관세 전쟁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한 채 동반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수입차 관세 여파와 중국의 반도체 규제 피해를 피해가지 못했다. 장중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장 후반 반도체주들이 급락한 영향으로 3대 지수가 다시 하방으로 향하며 장을 마쳤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55.09포인트(0.37%) 하락한 42,299.70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89포인트(0.33%) 내린 5,693.3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94.98포인트(0.53%) 하락한 17,804.03을 나타내며 장을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93.49포인트(2.07%) 급락한 4,415.25를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1.0% 상승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1%, 아마존닷컴 0.1%, 테슬라 0.3%, 넷플릭스가 0.6% 상승하며 마감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2.0%, 메타 1.3%, 구글의 알파벳 1.7%, 브로드컴 4.0%, 팔란티어 2.3%, AMD 3.2%, ARM이 2.1%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27%포인트(2.7bp) 상승한 4.365%를 가리키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12%포인트(1.2bp) 하락한 3.996%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9.11포인트(0.05%) 오른 42,473.90을 기록하고 있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9포인트(0.09%) 높은 5,717.5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3.54포인트(0.08%) 반등한 17,912.56을 나타내고 있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전반적으로 보합권에서 오르내리며 갈피를 못 잡았다. 트럼프의 '현란한' 관세 부과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피로감을 느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전날 모든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에도 트럼프의 관세 압박은 지속됐다.

 

트럼프는 이날 새벽 2시경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유럽연합(EU)과 캐나다가 협력해 미국에 경제적 피해를 주면 훨씬 더 큰 관세를 물리겠다"며 "양국의 가장 친한 친구(미국)를 보호하기 위해 현재 계획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규모 관세를 두 나라에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는 캐나다와 EU가 양자 간 무역을 확대해 트럼프의 관세 압박을 피해 간다면 더 큰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으름장이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4월 2일 부과되는 상호 관세에 대해 "매우 관대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소셜미디어 앱 틱톡의 미국 내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안에 따라 관세 잣대를 내키는 대로 들이대는 모습이 연일 이어지는 중이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무역정책이 거의 무질서하게 시행되는 방식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며 "정부효율부(DOGE)가 취하는 접근 방식 자체가 우려를 낳고 있고 무언가 중요한 것이 간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정책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실행하는 방식"이라며 "다음 몇 주 안에 무역 및 관세 정책의 틀이 마련되고 기업과 소비자가 어느 정도 명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이 모든 것은 단기적인 속도 저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압박과 중국 정부의 환경·에너지 규제 압박을 동시에 받으며 주가가 약세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25%의 자동차 관세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장 중 7% 넘게 뛰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로 접어들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반면 미국 정통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관세 압박으로 투심이 꺾였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내 판매 차량 중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조립해 수입하는 비중이 특히 크다는 분석에 주가가 7% 넘게 떨어졌다. 포드는 4% 가까이 떨어졌고 스텔란티스는 1%대 하락률이었다.

 

비트코인 투자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 게임스탑은 이날 주가가 22% 폭락했다. 비트코인 매수를 위한 13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된서리를 맞았다. TSMC와 AMD, 브로드컴은 4% 안팎으로 하락했다. AMD는 AI 분야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제프리스의 분석에 투심이 차가워졌다.

 

미국 경제 성장세는 지난해 4분기에도 탄탄하게 유지됐으며 앞서 발표된 잠정치보다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2.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및 기존 잠정치 2.3%보다 0.1%포인트 높다.

 

미국의 2월 상품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감소 흐름을 보였지만 작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규모가 컸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1479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월의 1556억달러 대비 4.9% 감소한 수치다. 다만 시장 예상치 1345억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더 컸다. 특히 수입은 지난 1월에 전월 대비 12.5% 급증한 후 2월에도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수입은 성장에서 차감 요소인 만큼 대규모 무역 적자는 GDP 성장률을 누를 수 있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건수가 소폭 하락하면서 예상치도 밑돌았다.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 대비 1천명 감소한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대규모 정책 변화가 발표됐고, 유입되는 데이터는 작년의 매우 강력한 국면에서 경제 활동이 둔화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올해 미국의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침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4.5%로 전날 마감 무렵과 엇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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