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광범위한 제재를 계획한다는
외신 보도에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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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30일(현지시간) 반도체주들이 급락하며 다우를 제외한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우려가 증폭되면서 반도체지수가 큰 폭 하락하며 지수 상승세를 제약했다. 결과적으로 다우지수는 소폭 오르고 나스닥과 S&P500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중국이 기존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장은 다시금 무역전쟁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이날 발표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되며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제공했다.
3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34포인트(0.13%) 상승한 42,270.07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48포인트(0.01%) 내린 5,911.69를,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2.11포인트(0.32%) 하락한 19,113.77을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02.42포인트(2.11%) 급락한 4,758.06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2.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닷컴 0.3%, 테슬라 3.3%, 구글의 알파벳 0.07%, AMD 2.0%, ARM이 2.7% 하락하며 마감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0.3%, 애플 0.4%, 메타 0.3%, 브로드컴 0.04%, 넷플릭스 1.8%, 팔란티어가 7.7%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37%포인트(3.7bp) 내린 4.387%를 나타내고 2년물은 전날보다 0.044%포인트(4.4bp) 하락한 3.893%를 가리키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후 2시 55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포인트(0.08%) 상승한 42,248에 거래되고 있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4포인트(0.24%) 내린 5,897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3포인트(0.70%) 하락한 19,043을 가리키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25포인트(2.57%) 급락한 4,735를 나타내고 있었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한 무역합의는 임시방편이라는 게 대부분 시장 참가자의 시각이었다.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이같은 시장의 우려를 트럼프가 재확인시켰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나쁜 소식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놀랍지 않겠지만,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주 전만 해도 중국은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었다"며 미국과 중국 간 협상으로 모든 것이 빠르게 안정됐으나 중국이 합의 사항을 위반했다고 저격했다.
이 같은 발언에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차별적 제한을 중단하고 양측은 제네바 고위급 회담에 합의된 것을 공동으로 준수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추가 제재가 준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요 주가지수는 1% 넘게 급락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취해진 조치가 있고, 현재 취해지고 있는 조치가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약속하고 이행해야 할 의무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은 모든 종류의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가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 점이 투자심리를 녹였다. 이런 발언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는 보합권까지 빠르게 반등하기도 했다. ㅠ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이 햇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어색한 시기"라며 "투자자라면 관세에 대한 긍정적인 트윗보다는 좋은 실적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업종은 1% 이상 올랐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대거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11% 급락했고 구성 종목 30개 중 브로드컴을 제외한 29개 종목이 약세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술 분야에 대한 더 광범위한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반도체 분야의 총아인 엔비디아는 2.92% 하락했고 TSMC와 ASML, AMD, 퀄컴, Arm이 2% 안팎으로 떨어졌다.
소매업체들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였다. 코스트코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며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미국 대형 뷰티 전문업체 울타 뷰티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1% 넘게 올랐다. 반면 의류 브랜드 갭은 아쉬운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해 주가가 20% 폭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4월치는 예상에 부합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4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상승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 수치 보합(+0.0%)에서 소폭 상승했으나 완만한 흐름은 유지됐다. 전품목 PCE 가격지수도 0.1% 상승하며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는 가파른 하락세를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2.2로 집계됐다. 이는 4월 확정치와 동일하고 시장 예상치는 웃돈 수준이다. 미시간대의 조앤 슈 소비자조사 디렉터는 "5월 초반에는 소비심리가 추가 하락했지만, 5월 중순 일부 관세 유예 발표 이후 회복 기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73.1%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동결론이 우세한 점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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