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 등 신사업 명목의 로비라며…이그니오 현지 투자 계획은 철회 모순
[소셜밸류=윤승호 기자] MBK·영풍측이 미국 로비 의혹을 둘러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반박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회사 자금을 이용해 미국 정치권에까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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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풍 |
이어 로비 회사 고용에 대해서는 “자사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자원순환 사업과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구축을 위한 컨설팅 차원에서 미국 연방정부 및 싱크탱크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로비 회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자리보전을 위해 전문 로비스트를 거액을 들여 동원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대관 캠페인을 벌여온 정황이 드러났다”는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의혹 제기에 대한 반박이다.
그리고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 시도와 관련해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 가능성' 등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한 전직 공화당 하원의원 빈 웨버(Vin Weber)가 해당 로비업체 소속 파트너라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반박문에는 빈 웨버가 실제 해당 로비회사 소속이라는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논란의 중심 인물에 대한 해명이 빠진 채 발표된 반박문이 오히려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미국의 ‘로비 활동 공개법(LDA)’ 웹사이트에 등록된 고려아연의 로비 활동 내역에도 ‘중요 광물, 재활용, 청정 에너지 보조금 관련 문제’라는 포괄적인 항목만 기재되어 있을 뿐, 어떤 정치인을 대상으로, 어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로비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자원순환 및 이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제품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한 활동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성과와의 괴리가 지적되고 있다.
MBK·영풍측은 "고려아연이 약 58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자원순환 기업 ‘이그니오(Igneo)’는 인수 당시 사실상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고, 이그니오의 매출을 포함한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 Point Holdings) 역시 인수이후 2022년, 2023년, 2024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그니오가 당초 계획했던 85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 소성공장 설립 투자 계획도 고려아연의 인수 이후 전면 철회됐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자원순환 사업을 위한 로비였다”는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으며, 투자 계획 철회에도 불구하고 로비 활동을 이어간 점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진정으로 떳떳하다면, 영풍이나 MBK에 법적 책임을 묻기에 앞서 로비 자금이 어떤 경로로, 누구에게 사용됐는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는 말처럼, 납득 가능한 해명이 없다면 의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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