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태양광이 버텼지만 석유화학이 꺼졌다

K-Biz. / 이국열 기자 / 2026-10-29 17:00:39
3분기 영업이익 905억원, 전 분기보다 70% 줄어...케미칼 역래깅으로 적자 전환·AMPC 빼면 적자, 4분기도 녹록지 않아
美 모듈 판매 2GW로 늘었지만 관세 환급 효과 사라지고 EPC 지연까지...신재생 이익 37% 감소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한화솔루션이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다. 미국 태양광 모듈이 실적을 받쳐줬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케미칼 부문이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의 3분의 1 아래로 줄었다. 시장 기대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회사도 4분기 단기 실적 변동성을 예고해, '흑자 유지'보다 '수익성 둔화'가 더 정확한 평가라는 분석이 나온다.

 

◇ 흑자 이어갔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쳐

 

한화솔루션은 29일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9486억원, 영업이익 9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3조3644억원, 영업손실 74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17.4%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사정이 다르다. 2분기 실적은 매출 4조5826억원, 영업이익 3065억원이었다. 한 분기 사이 매출은 13.8%, 영업이익은 70.5%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6.7%에서 2.3%로 떨어졌다.

 

시장 기대치와도 차이가 컸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4조7520억원, 영업이익 2105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57% 낮았다.

 

▲한화그룹 서울 중구 장교동 빌딩사진/사진=한화그룹 제공
 

◇ 신재생에너지, 미국 모듈로 버텼다

 

이번에도 실적을 받쳐준 건 신재생에너지 부문이다. 매출 2조1632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4.8%를 차지했다. 미국으로 보내는 모듈 판매가 늘고 주택용 에너지 사업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흑자를 이어갔다. 1년 전 영업이익이 7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3배 넘게 늘었다.

 

판매량도 늘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3분기 모듈 판매량은 2GW로 전 분기보다 0.7GW 늘었고, 이 가운데 미국향이 1.6GW였다. 미국 국내 콘텐츠 우대(DCA) 요건을 충족하는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 모듈은 2027년 물량까지 이미 다 팔렸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분기(1664억원)보다 613억원, 36.8% 줄었다. 2분기에 반영된 관세 환급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일부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일정이 늦어지고 원가가 오른 것도 부담이 됐다. 회사는 미국 데이터센터 공사 붐으로 현지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일정이 지연되고 추가 인건비가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세액공제 빼면 적자, 실적의 실체

 

더 따져봐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2118억원이 포함됐다.

 

AMPC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주는 세액공제다. 이를 빼면 전사 기준으로 약 1200억원의 영업적자다.

 

결국 미국 정부의 생산 보조금이 흑자를 만들어준 셈이다. 미국 정책 방향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한화솔루션이 계속 안고 가야 할 과제다.

 

◇ 케미칼, 한 분기 만에 적자로

 

실적을 끌어내린 건 케미칼 부문이다. 매출 1조3426억원, 영업손실 44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원재료를 제때 확보해 영업이익 871억원을 냈지만, 한 분기 만에 1300억원 넘게 손익이 뒤집혔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90억원)과 비교해도 적자 폭이 다섯 배 가까이 커졌다.

 

원인은 ‘역래깅 효과’다. 비싸게 사들인 원재료가 투입되는 시점에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고 국제유가가 내려 제품 가격이 먼저 떨어졌다. 원가는 높은데 판매가는 낮아져 마진이 줄어든 것이다.

 

상반기 유가 급등 덕을 봤던 래깅 효과가 그대로 반대로 돌아온 것이다. 석유화학 업황이 공급 과잉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유가 변동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적 약점이 다시 드러났다.

 

지분법 손익도 나빠졌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분법 손익은 2분기 1490억원 이익에서 3분기 880억원 손실로 바뀌었다. 회사는 일회성 효과가 사라지고 고가 원료가 투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첨단소재, 조용히 이익 늘렸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2919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분기(3003억원)보다 조금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분기(288억원)보다 35.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3.3%로 세 부문 가운데 가장 높다.

 

북미에서 경량복합소재 주요 고객사의 생산 물량이 늘었고, 태양광 소재도 안정적으로 팔렸다. 1년 전 영업이익이 36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10배 넘게 뛰었다. 규모는 작지만 실적이 들쑥날쑥한 케미칼 부문을 일부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4분기도 쉽지 않아...단기 실적 변동성 예상

 

회사는 4분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재빈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솔라허브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며 “4분기에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라 모듈 판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판매가격 반영 시차 및 EPC 프로젝트의 일정·원가 변동 등으로 단기 실적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회사는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나아지기 어려울 수 있고, 연간 영업이익도 기존 가이던스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28년 말 양산, 2029년 상용화 일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 태양광 의존 구조, 과제로 남아

 

이번 실적은 한화솔루션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인 솔라허브와 그에 따른 세액공제가 실적을 받치고, 석유화학은 유가에 따라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구조다. 태양광 하나에 기대는 실적은 미국 통상정책과 보조금 제도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모듈 가격 상승이 실제 판매가에 반영되는 시점, EPC 프로젝트의 원가 관리, 케미칼 부문의 체질 개선이 앞으로 실적을 가를 세 가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