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555곳 중 130곳 보안 미흡…금감원, 우리·농협은행 방어체계도 검증
[소셜밸류=변호인 기자]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연쇄 해킹 공격 당시 5대 시중은행의 이상징후 탐지와 경영진 보고에 걸린 시간이 은행별로 크게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보안관제센터가 이상징후를 즉시 탐지했지만 은행장에게 보고하기까지 81시간 넘게 걸렸으며, 금융감독원은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금융회사 외부 업무시스템의 보안상 취약점을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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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뉴스 제공 |
19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5대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킹 관련 이상징후를 인지한 시점부터 은행장에게 보고하기까지 국민은행은 81시간 41분, NH농협은행은 47시간 46분, 우리은행은 47시간 18분이 소요됐다. 하나은행은 19시간 50분, 신한은행은 14시간으로 집계돼 은행 간 보고 소요 시간은 최대 67시간 41분 차이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오후 11시 19분 외부 접근이 발생하자 보안관제센터에서 곧바로 이상징후를 탐지했지만,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에게 보고한 시점은 약 58시간이 지난 30일 오전 9시 27분이었다. 은행장 보고는 이달 1일 오전 9시에 이뤄졌으며, 의심 인터넷주소(IP)와 접근 경로를 최종 차단하는 데는 최초 탐지 이후 8시간 45분이 걸렸다.
국민은행은 위협 여부와 오탐 가능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으며, 추가 분석을 통해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한 이후 CISO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탐지와 차단, 내부 보고에 서로 다른 시간이 걸렸다. 농협은행은 이상 트래픽을 인지한 뒤 차단 조치에 착수했지만 은행장 보고까지는 약 이틀이 소요됐으며, 우리은행도 관련 IP를 탐지 후 7분 만에 차단한 반면 경영진 보고는 이틀가량 뒤에 이뤄졌다.
하나은행은 최초 외부 접근부터 이상징후 인지까지 38시간 40분이 걸렸지만, 다른 금융사로부터 공유받은 위협정보를 활용해 해당 IP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신한은행은 최초 접근 약 15시간 뒤 이상징후를 탐지했고, 같은 날 밤 은행장에게 보고했다.
이처럼 은행마다 침해 징후를 인식하고 경영진에 전달하는 절차에 차이가 나타나면서 사고 발생 시 보고 기준과 대응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은행장 보고까지 걸린 시간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공격 차단이나 피해 확산 방지 조치까지 지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양수 의원은 은행별로 이상징후 인지와 경영진 보고에 걸리는 시간이 다른 원인을 확인하고, 중대한 침해 징후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보고·신고 기준과 이행 점검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금융회사 자체 보안점검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보안점검에서 130곳(23.4%)이 보안관리 미흡 사항을 보고했다. 은행권에서는 점검 대상 32곳 가운데 6곳에서 미흡 사항이 확인됐으며, 금융권 전체로는 보안패치와 노후 전산장비 관리, 보안관제 체계 등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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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화면 캡처 |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체 점검에서 미흡 사항을 보고하지 않은 나머지 425곳에 대해서도 실제 보안 취약점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다시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보안관리 방식도 직접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다중인증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대출모집인용 별도 외부 지원시스템을 두지 않는 등 외부 접속 경로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두 은행에서는 현재까지 이번 해킹 공격에 따른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감원은 해당 보안조치가 실제 공격 방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검증해 금융권 전반의 보안 강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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