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올린 글이 명예훼손 고소로, 형사 처벌 기준은...

Social / 이승현 기자 / 2026-10-19 17:43:59

[소셜밸류=이승현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단체 대화방이 일상이 되면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명예훼손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명예훼손은 약 1만2,900건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로, 내용이 진실이어도 성립할 수 있다. 

 

형법 제307조는 사실 적시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한다. 진실한 사실까지 처벌하는 것이 과하다는 지적에 지난 7월 처벌 대상을 사생활의 중대한 비밀로 좁히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행법은 아직 그대로다.

 

▲ 법무법인 대륜 정재봉 변호사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공연성과 특정성이 필요하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듣는 사람이 한 명이어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인정될 수 있지만, 대법원은 특정 소수에게 한 발언은 검사가 전파가능성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고 비밀이 지켜질 것으로 기대되는 사적인 관계의 대화는 공연성이 부정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특정성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으로, 실명이 없어도 정황상 특정인을 가리키면 성립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비방할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어 형이 더 무겁다.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고소를 준비한다면 증거 확보가 우선이다. 게시글과 대화 내용은 삭제되기 전에 작성자, 게시 일시, 주소(URL)가 드러나게 캡처해 두고, 조회 수와 댓글, 대화방 참여 인원처럼 얼마나 퍼졌는지 보여 주는 자료도 함께 보존해야 한다. 공연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고소를 당한 쪽은 사실을 적시했는지, 허위사실을 적시했는지부터 나눠 봐야 한다. 사실 적시라면 형법 제310조에 따라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을 자료로 소명해야 한다. 허위사실 적시에는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고, 허위라는 점과 행위자가 허위임을 알았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1215 판결). 

 

단순한 의견 표명은 모욕죄로 다뤄질 수 있는데, 모욕죄는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여서 죄명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출석 전에 발언의 경위와 전파 가능성, 비방 목적이 있었는지를 정리해야 불리한 진술을 남기지 않는다.

 

절차도 바뀌었다. 10월 2일부터 고소장은 경찰에 접수하고, 경찰은 접수일부터 3개월 안에 송치 여부를 정한다. 불송치에 대한 이의신청도 통지일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한다(모두 10월 2일 이후 사건부터 적용).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고소의 72.7%가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끝났을 만큼(2024년) 요건의 입증과 초기 진술이 결과를 가른다. 또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합의가 결과를 좌우하기도 한다. 고소인은 증거 보존과 고소장 작성을, 피고소인은 진술 방향과 합의 가능성을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와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다.

 

법무법인 대륜 의정부 분사무소 정재봉 변호사는 "명예훼손은 말과 글로 이루어지는 범죄라서 어디까지가 정당한 표현이고 어디부터가 처벌 대상인지 일반인이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고소인이든 피고소인이든 사건 초기에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함께 증거와 법리를 정리해 대응해야 불필요한 처벌이나 억울한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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