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기업 분할 신설회사 설립 결정 ‘노사갈등 불가피’

산업·기업 / 김태형 기자 / 2024-06-25 15:18:18
엔씨큐에이·엔씨아이디에스 2개 비상장법인 신설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부문별 고도화로 기업·주주가치 제고
노조측, 분사 반대 의견..."고용불안 정리해고 우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소셜밸류=김태형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NC))가 신속한 의사 결정과 사업부문별 고도화를 위해 QA 서비스 사업부문,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등 2개의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신설 법인으로 설립한다.


이를 통해 비용절감과 인력감축 등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은 고용불안과 정리해고 우려 등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어느 정도의 내부 진통도 예상된다.

엔씨는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분할해 2개의 신설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엔씨는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설회사는 ‘주식회사 엔씨큐에이(NC QA COMPANY, 가칭)’, ‘주식회사 엔씨아이디에스(NC IDS COMPANY, 가칭)’ 등 2개의 비상장법인이다. 분사 조직 규모는 약 360명으로 5000명의 본사 직원 규모가 4000명대 중반 규모로 줄게 된다.

이번 분할은 신설회사 발행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분할 후 존속회사 자본금은 109억7701만원, 신설회사 자본금은 각각 60억원, 70억원이다. 분할존속회사인 엔씨는 분할 대상 사업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을 영위하며 상장법인으로 남는다.

‘엔씨큐에이’는 QA(Quality Assurance, 품질보증)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이다.

엔씨큐에이 대표이사 후보자는 김진섭 엔씨소프트 QA센터장(상무)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03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한 후 20년간 QA(Quality Assurance, 품질 보증)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다. 지난 2018년부터 QA센터를 이끌고 있다.

‘엔씨아이디에스’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이다.

엔씨아이디에스 대표이사 후보자로는 이재진 전 웅진씽크빅 대표를 영입했다. 이 후보자는 웅진그룹의 IT사업 부문을 SI(System Integration) 회사로 성장시킨 IT산업 전문 경영인으로 삼성물산과 PwC컨설팅을 거쳐 웅진그룹의 CIO를 담당했다. 이후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웅진의 대표이사와 웅진씽크빅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김진섭 후보자와 이재진 후보자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엔씨는 오는 8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회사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회사의 분할 기일은 10월 1일이다.  

 

▲김진섭 엔씨큐에이 대표이사 후보자(왼쪽)와 이재진 엔씨아이디에스 대표이사 후보자./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박병무 엔씨 공동 대표는 지난달 9일 전 직원 대상 온·오프라인 설명회에서 "엔씨는 매출 2조원대의 기업으로 압축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조직과 인원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엔데믹 이후 게임산업 전반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우리 주력 장르인 MMORPG의 시장 경쟁 격화로 더욱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엔씨는 유사 동종업계와 대비해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고 본사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 다수 기능이 본사에 집중돼 있는 형태로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는데 제약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분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엔씨는 최근 몇년간 실적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올해 들어 구조조정 등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졌다. 기존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와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 부진이 뒤따랐다. 올해 1분기도 연결기준 매출 3979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7%, 68% 가량 줄었다.

이번 분사에 대해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신설 법인으로 근무가 전환되면 근로계약이 변경되고 노동조합 승계가 불투명해 정리해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 앞서 엔씨 노조는 지난 5일 사측의 분사 추진에 대해 반대 성명을 내고 "고용불안 위기감 조장 중단하고 일방적 분사 계획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측은 "엔씨가 위기에 직면한 것은 리더십의 부재와 유저들이 즐길만한 신작 게임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사측은 직원들을 비용절감 대상과 소모품 취급 하면서 경영진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효율화와 투명화, 책임감을 높인다며 기존 있던 업무를 없애고 알아서 업무를 찾아내라는 지시 사항은 해고 목적으로 하는 분사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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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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