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한달새 5% 급락...환율 1500원 시대 오나

기획·연재 / 황동현 기자 / 2024-12-29 13:34:54
27일 장중 1486.7원.. 1470.5원 거래마감
수출‧내수 모두 불안...미국 연준 금리인하 지연에 달러 강세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원화 가치가 최근 한 달 새 5% 급락해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각에선 1500원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점)이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27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고 1470.5원(야간 거래마감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뛴 것은 2009년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12월 27일 서울 명동 환전소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환율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승리가 확정된 지난 11월 6일 1400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올라 12월 19일 1450원을 기록했고, 27일에는 1480원 선을 뚫으며 빠른 속도로 고점을 높여왔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선 당선 후 달러 강세 속에 이달 초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국내 정국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환율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등과 맞물려 조만간 환율이 1500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 공약을 실행해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 특히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마저 3분기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성장 전망이 어두워졌다.

이달 환율을 끌어올린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이다. 11월 말 1400원 선 부근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야간 거래에서 순식간에 1442.0원까지 치솟았고 지난 19일 연준이 정책금리 전망치를 상향하자 1450원대로 뛰어올랐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탄핵당한 27일에는 1480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대로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바,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환율이 '우리 경제의 부정적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그 영향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전문가도 “정치적 리스크가 크게 완화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 신인도 저하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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