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환 마사회 회장, ESG 경영-실적 눈에 띄는 쌍두마차···재도약 위한 발걸음에 눈길

인물·칼럼 / 황동현 기자 / 2024-02-02 10:58:39
취임 후 상생·협력 및 사회공헌활동 등 ESG 경영 본격화
3년만에 흑자경영 전환, 공공기관 경영평가도 2계단 상승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글로벌 톱 말산업 강국’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상생·협력, 사회공헌 등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마사회(Korea Racing Authority)가 주목받고 있다. 재임기간 실적과 ESG경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정기환 회장이 마사회 재도약을 이끌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 19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주관하는 '농어촌 ESG 대상 시상식'에서 '농어촌 ESG 실천인정기업 인정패'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기업지배구조(Governance)'의 합성어로 비재무적 친환경 사회적 책임 활동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ESG는 빠질 수 없는 화두이며, ESG 경영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해 관계자들은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게 여기므로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신뢰를 얻고 자금 유치 등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본사/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농어촌ESG실천인정제도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농어촌과 상생·협력 활동을 추진하는 기업·기관의 ESG 실천 노력·성과를 평가해 인정하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농어촌·저소득·다문화 청소년 대상 오케스트라 지원 △페이퍼리스 입장권 시스템 개선 △오폐수·마분 업사이클링 추진 △유휴 공간을 활용한 농·특산품 직거래 장터 운영 등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마사회는 지난해에도 '도농교류 국무총리 표창', '3년 연속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최고 등급', '조달청 공공조달 경진대회 장려상 수상' 등 ESG경영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마사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 가치를 실현할 다양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ESG 경영을 실시하며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했다. 2022년 6월 본인이 단장이 되어 ESG 경영 추진단 킥오프(Kick-Off) 회의를 시작해 ESG 경영을 본격 추진했다. ESG 경영의 중요성은 물론 2022년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ESG 각 분야 추진과제를 선정하거나 추가 발굴에 나섰다.

그는 “ESG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의 필수조건이자 중요한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으로 마사회만의 차별적이고 선도적인 과제를 적극적으로 찾는 '생활 속 ESG 경영' 실천과제 발굴을 위한 전사적 캠페인 실시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ESG 경영 추진의지를 보였다. 동시에 임직원들의 능동적인 참여 역시 주문했다.

추진단은 민간 ESG 지원 강화 등 정부 정책 이행과 환경 분야 과제 집중 발굴 등 기관 맞춤형 ESG 경영 추진을 방향으로 설계하고 6개 범주 119개 과제로 ESG 경영 과제를 구체화했다. 6개 범주로 ▲지역 중심의 친환경 경마공원 운영(E) ▲스마트 친환경 경주로 운영체계 구축(E) ▲業 특화 사회공헌사업 확대(S)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 정착(S) ▲디지털 기반 소통참여 플랫폼 도입 활용(G) ▲ESG 역량 강화를 위한 마사회型 모델 정립(G)을 정했다,

마사회의 ESG 경영은 인재경영과 상생·협력, 지역발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사회는 경마를 시행해 그 수익금으로 레저세, 지방교육세 등 제세금 납부를 통한 국가와 지방재정에 기여하는가 하면 이익금의 60%를 특별적립금으로 조성해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 축산산업과 농어촌 복지증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 밖에 무료승마강습, 전국민말타기 운동 등의 승마사업과 KRA Angels 봉사활동, 기부금 기여 등의 사회공헌 활동 및 스포츠단(유도단, 탁구단, 승마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재활승마 봉사를 통해 신체적, 정신지체장애 아동들이 심신을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일종의 스포츠 재활 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마사회는 말 생산농가 지원정책 방향을 '생존을 위한 정책'에서 '민간주도 성장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경주마와 우수 국산 승용마의 생산·육성 활성화를 위해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며, 제3차 말산업육성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국산마의 해외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수한 국산마가 세계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13년 싱가포르 시범 수출을 시작으로 신규 해외시장 개척 및 세계시장 진출을 통한 신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2년 기준 23개 국가를 대상으로 경주노하우를 수출 중이며, 대상국에 예상 정보와 코리아컵 등 주요 대상경주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한국경마를 홍보하고 있다.

마사회는 친환경·탄소중립을 위해 경마산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저해 약점을 환경 친화적인 강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사 차원의 추진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정부권장 온실가스 감축률 달성을 위해 매년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약 추진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및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정책의 이행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경마공원 생태계를 보존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공원을 위해 공원 내 외승로 580m를 '한국경마 100년 기념 숲길'로 조성해 지역주민에게 제공했다. 특히 자원 절약과 환경 보전을 위해 기존 종이 입장권에서 모바일 입장권을 전면 도입했다.

그리고 다양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정책을 통해 상생협력 문화 확산, 국내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력사들을 대등한 계약당사자로 인식해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각종 상생 제도들을 활용해 동반성장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마사회는 '경마시행' 및 '말산업 육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함에 따라 말 생산업, 승마레저업, 경마참여업 등 특수 사업군과 공사·구매·용역서비스 등 일반 협력업을 중심으로 밀접한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2022년 사회적 책임 강화 활동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렇게 창출한 553개의 신규 일자리 실적은 3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한국마사회의 창업 지원 사업은 예비 청년창업가를 육성하고 초기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16개의 사회혁신 스타트업이 육성됐으며 성공적으로 법인화까지 마쳤다. 이들은 누적 매출에서 괄목할 성과를 달성하고 있으며 7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민간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경마장 유휴 부지를 농축산물 직거래장터로 활용해 소상공인 및 농가에 신규수익과 일자리 확대를 지원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로 인생 2모작 준비를 돕는가 하면, 장애인 근로자 맞춤형 직업교육 지원, 자립 준비 청년 일자리 지원 등을 통해 지난해에만 취약계층 총 519명을 지원했다.

정 회장은 “일자리 창출 중심의 사회적 책임활동 강화를 통해 경기침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고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각 연령과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사업을 발굴하며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마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오프라인 경마가 중단됨에 따라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2022년 2월 취임한 정기환(60) 마사회 회장은 엔데믹 시기를 맞아 발 빠르게 대응해 3년 만에 흑자경영에 성공했다. 코로나 충격이 감소하는 시기에 취임했다는 점과 정 회장의 적극적 경영이 서로 시너지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국제카톨릭농민운동연맹 회장 출신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비상임이사를 비롯해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마사회 상임감사위원을 맡았으며, 2022년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임명됐다.

마사회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2603억 원, 417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2년엔 7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6월 발표된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마사회는 'B(양호)등급'을 받았다. 2021년 D(미흡)등급보다 2계단 오른 것이다.

또한 마사회는 온라인 발매 마사회법이 개정되며 매출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정 회장은 온라인 마권 도입에 힘써 오는 6월 온라인 마권 발매 사업 정식운영을 앞두고 있다. 마사회는 숙원사업인 온라인 마권 발매로 연간 102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불법 도박시장을 축소하고 마사회 이미지 개선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온라인 마권 발매 원년인 올해에는 사업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는 2024년 온라인 마권발매 금액 목표를 3500억 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2024년 예상 마권 발매금액 6조8000억 원과 비교하면 5%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서두르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디지털 기반의 고객 서비스 환경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아울러 한국 경마의 고품질화, 축제화를 추진해 온라인 마권발매에 따른 부정적 인식 개선에도 나섰다.

일반 국민이 경마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면 한국 경마의 도박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건전한 여가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문재인 정부 막바지에 임명된 한국마사회 회장으로서 현 정권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기환 회장은 이전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국회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감을 앞두고 정 회장의 경영 방식은 물론 마사회 상임이사 시절에 있었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그의 거취에 대한 압력을 강화한 바 있다. 마사회가 경영평가 매우미흡 E 등급을 받고도 자리보전을 위해 간부들의 연임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사회는 연임을 추진했던 이유로 "경영 안정화를 꾀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말육성산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임기를 보장받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게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CEO가 논란을 돌파하는 데 필요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실적'인데 정 회장은 앞적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지난달 발표한 기획재정부의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마사회는 B(양호)등급을 받았다. D등급을 받았던 1년 전에 비해 두 단계 올랐다. 여기에 YTN 지분 등의 보유 자산 매각에 적극적으로 임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기관장은 교체 대상이지만 반면에 B등급을 받은 기관장에 대해서는 교체 명분을 찾기 어렵다. 정 회장은 알박기 논란을 해소하고 실적 개선과 ESG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해 마사회 재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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