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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제공.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쿠팡은 빠른 배송 '로켓 배송'으로 국내 유통판을 바꿔놨다. 이커머스판도 바꿔놨다.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는 이런 배송조차 신선 식품 '새벽 배송'으로 차별화했다.
쿠팡의 빠른 배송 기반의 이커머스(온라인 전자 상거래) 시장 '승자 독식'을 위한 노력은 코로나 비대면 서비스(쇼핑 등) 확대로 상승 기류를 탔다.
작년 쿠팡 뉴욕 증시 입성 후 상장 허들을 뛰어넘으려는 이커머스업체가 줄을 잇고 있다. 기존엔 이커머스 1세대 인터파크 이외 상장사는 없었다. 이제 국내 첫 새벽 배송 기업인 마켓컬리를 필두로 SSG닷컴과 다소 업력이 오래된 11번가까지 줄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잠정 연기한 티몬까지 있다. 유난히 작년엔 업계 굵직한 인수·합병도 많았다. 왜일까.
코로나 사태발 200조원대 시장 확대와 맞물려 도전해볼 만큼 이들 기업의 자체 매출이 성장한 데다 거듭되는 적자 속 투자 지속을 위한 해법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동시에 대세인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을 위한 덩치, 자체 갖추지 못한 서비스 확대 등을 위해 '합종연횡' 인수·합병도 활발했다.
쿠팡은 이베이(신세계 인수) 이외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도 '언제 망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던' 기업이었다. 이런 기업이 글로벌 증시 시총 100조원대 상장 대박을 터뜨렸으니 어찌됐든 투자가 계속 필요한 업계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했다.
배송 등 차별화 지점은 달라도 이들 쿠팡이나 마켓컬리 모두 공통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오프라인과 달리 마진으로만 수익을 내며 출혈 가격 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출혈 경쟁에 적자는 계속 늘어도 투자는 멈출 수 없는 게 이커머스업계 생리다. 이는 이커머스 기반이 정보 통신 기술이라는 데 있다. 이들은 유통 기업보단 테크 기업에 가깝다. 이에 따라 빠르고 정확한 검색 서비스 등 기술 업그레이드는 생존이다.
업계는 서비스 발전 방향을 이런 검색 기능, 수많은 상품 속 추천(큐레이션), 챗봇 등을 꼽고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고도화도 모두 돈이다.
쿠팡은 승자 독식을 위해 '빠른 배송'을 내세웠고 코로나 비대면 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배송 서비스는 이미 유통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쿠팡은 작년 매출 22조원대로 이마트를 넘어 역대 최대를 찍고 올 2분기 적자도 900억원대 아래로 드라마틱하게 줄였지만 누적 적자는 확대되고 있다. 뉴욕 증시 상장까지만 해도 5조원대던 적자는 이제 6조원을 넘는다. 그런데도 쿠팡은 전국 기반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인프라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지속적인 기술·물류 투자비야말로 업계 적자 확대 이유다. 마켓컬리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그만 두면 어떻게 될까. 쿠팡의 '계획된 적자'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마켓컬리 등 많은 이커머스기업들은 언제든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생각해도 비용 대부분에 해당하던 투자(달리는 것)를 멈추면 그만큼 적자 규모는 줄어들 테니 말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투자를) 멈추는 순간, 죽는다"는 물류 차별화를 내세운 쿠팡·마켓컬리 포함 이커머스업계 불문율이라는 점이다. 모든 업계가 다 그렇지만 이커머스는 더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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