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패션 이끌 '무신사 장학생' 수더넴·이양·오기…성수서 첫 ‘리테일 데뷔’

K-Commerce / 소민영 기자 / 2026-04-28 06:59:31
MNFS 6기 파이널 브랜드 수더넴·이양·오기의 기대감 가득한 성수동 팝업스토어 현장
브랜드 세계관부터 실전 유통 경험까지 무신사 인큐베이팅 성과 가시화
▲무신사 넥스트 인 브랜드 화보/사진=무신사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무신사가 차세대 패션 창업 인재 육성을 위해 운영하는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의 성과가 오프라인 현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무신사는 MNFS 6기 장학생 중 최종 선발된 3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서 열고, 신진 디자이너들이 직접 기획한 브랜드 세계관과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였다.


MNFS는 단순히 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기획부터 상품 제작, 룩북 촬영, 마케팅, 유통까지 패션 비즈니스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그 결과물을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공간으로 구현한 일종의 ‘리테일 데뷔전’이다.

현장에서는 수더넴(PSEUDONYM), 이양(EYANG), 오기(OGI) 세 브랜드가 각자의 개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24일 방문한 성수동 MNFS 팝업스토어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각기 다른 콘셉트의 공간이 눈에 띄었다.

 

1층에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Y2K 감성을 바탕으로 여성 고객을 겨냥한 이양의 공간이 마련됐다. 맞은편에는 1980~90년대 복고 스타일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오기의 공간이 자리했다. 2층에는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무드의 수더넴이 관람객을 맞았다. 세 브랜드가 한데 모인 현장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당찬 에너지와 브랜드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 수더넴, ‘필명’처럼 각자의 정체성을 입는 브랜드


▲지난 24일 성수동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수더넴 브랜드/사진=소민영 기자


팝업스토어 2층에 자리한 수더넴은 함소영, 기영진 디렉터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다. 수더넴은 ‘필명’이라는 뜻에서 출발했다. 작가가 필명을 통해 다양한 글을 쓰듯, 사람들이 옷을 통해 자신만의 모습을 자유롭게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난 함소영·기영진 디렉터는 “사람들이 저희 옷을 통해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더 자유롭게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말괄량이 삐삐’에서 모티브를 얻어 독창적인 캐릭터성, 비대칭 디테일, 스트라이프와 프린팅 요소를 수더넴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팝업 공간 역시 브랜드 콘셉트를 충실히 반영했다. 디렉터들은 “자신에게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작업실 같은 공간을 상상하며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곳곳에는 삐삐를 연상시키는 오브제와 브랜드 특유의 색감이 더해져, 제품뿐 아니라 수더넴의 정체성 자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수더넴 디렉터들은 “자사몰만 운영할 때보다 무신사를 통한 노출이 늘어 유입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향후 무신사와의 추가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이양, 하드코어 Y2K와 언더그라운드 유스 감성의 확장


▲지난 24일 성수동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이양 브랜드/사진=소민영 기자


1층에서 만난 이양은 정재연·공어진 디렉터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다. 하드코어 Y2K 감성과 언더그라운드 유스 문화를 기반으로 여성 패션과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에서는 강렬한 블랙 컬러, 볼드한 디테일, 자유로운 실루엣이 눈에 띄었다.

이양은 두 명의 공동 대표가 함께 만든 브랜드다. 정재연·공어진 디렉터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실무적인 부분을 함께 채워줄 수 있는 동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대학교 마지막 포트폴리오 수업에서 동업자를 만났고, 디자인 결이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졸업 직후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고, 지난해 6월 이양을 선보였다.

이양의 주요 고객층은 10대와 20대 여성이다. 콘셉추얼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브랜드를 찾고 있으며, 무신사 고객층과도 맞아떨어지면서 온라인 입점 이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디렉터는 “지난 12월 무신사에 온라인 입점했는데, 이후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여성복 중심이지만 향후 유니섹스 라인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일부 넉넉한 사이즈의 제품과 팬츠류에 대해 남성 고객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양 측은 “남성 고객들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며 “다음 시즌이나 다다음 시즌부터는 유니섹스 라인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액세서리 확장 계획도 있다. 현재는 비니 등 일부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가방과 신발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혀 브랜드 세계관을 전반적인 스타일로 확장할 예정이다.

◆ 오기, 한국적 정서와 젠더 플루이드 감각의 조화


▲지난 24일 성수동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오기 브랜드/사진=소민영 기자


오기는 권소윤·박소현 디렉터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다. 한국의 문화와 정서,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패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분위기도 ‘친숙함’이었다. 오기 디렉터들은 “한국의 문화와 정서,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컬렉션은 1980년대 한국 대학생 스타일에서 출발했다. 이전 시즌에는 한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들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전개했다. 오기는 앞으로도 한국적인 요소를 브랜드의 핵심 축으로 삼되, 이를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오기의 팝업 공간 역시 브랜드 분위기를 반영했다. 디렉터들은 룩북 촬영 당시 한국적 정서를 담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다녔고, 팝업 공간도 그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길거리 감성과 레트로한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는 2024년 3월 처음 론칭했지만, 초기에는 여성복 브랜드에 가까웠다. 이후 MNFS 프로그램을 거치며 남성복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사실상 재론칭에 가까운 과정을 거쳤다. 다만 오기는 전통적인 남성복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권소윤·박소현 디렉터는 “남성복 브랜드이지만 실루엣이 과하게 크지는 않고, 여성도 함께 입을 수 있는 젠더 플루이드한 방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짧은 상의와 한복 양단 원단을 활용한 팬츠도 눈길을 끌었다. 오기 측은 “한복 양단 원단으로 하렘 팬츠를 만들었다”며 한국적 소재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해석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민화 속 상상의 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도 소개했다. 특히 눈이 세 개인 캐릭터 그래픽은 최근 브랜드의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오기는 20~30대 고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보고 있으며, 무신사 입점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판매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 무신사의 인재 육성…신진 디자이너에 ‘시장 진입의 첫 문’ 열다

이번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세 브랜드 모두 자신만의 뚜렷한 세계관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수더넴은 개인의 정체성과 서사를, 이양은 강렬한 유스 컬처와 Y2K 에너지를, 오기는 한국적 정서와 젠더 플루이드 감각을 각각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동시에 이들은 브랜드 운영 초기 단계에서 유통과 노출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었다. 자사몰만으로는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지만, 무신사 입점을 통해 노출과 유입이 늘고 있다는 반응이 현장에서 이어졌다. 특히 팝업스토어는 온라인에서는 전달하기 어려운 브랜드의 분위기와 디자이너의 의도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무신사의 MNFS는 신진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을 실질적으로 돕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학금과 작업 공간 제공을 넘어 상품 기획, 촬영, 마케팅, 유통 채널 연결까지 지원하면서 디자이너들이 창작자에서 브랜드 운영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현장의 디자이너들은 무신사와의 협업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드러냈다.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무신사라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노출과 신뢰도는 중요한 성장 발판이 되고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실제 소비자와 만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실전 무대로 앞으로 수더넴, 이양, 오기 세 브랜드의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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