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페루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첫 수출 본격화

산업·기업 / 최연돈 기자 / 2025-12-21 09:03:31
현지 국영조선소와 계약 체결
맞춤형 ‘페루형 잠수함’ 개발로 K-잠수함 수출 교두보 마련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첫 잠수함 수출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9일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영 시마(SIMA) 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및 시마조선소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개발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사진 가운데)과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 박용열 본부장(사진 오른쪽)이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이날 체결식에는 호세 헤리(José Jerí) 페루 대통령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박용열 함정사업본부장, 브라보 데 루에다(Javier Bravo de Rueda Delgado) 페루 해군사령관, 루이스 실바(Luis Richard Silva López) 시마조선소 사장 등이 참석해 공동개발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 11월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체결된 ‘잠수함 공동개발·공동건조 관련 의향서’의 후속 조치로, 잠수함 설계에 초점을 맞춘 단계다. 잠수함 설계는 2026년 1월부터 약 11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페루 잠수함 사업은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해군력 현대화와 조선산업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통해 페루 잠수함 사업에 본격 참여하며, 중남미 방산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양측은 HD현대중공업의 선진 잠수함 기술력에 페루 해군의 작전 요구사항을 반영한 ‘페루형 차세대 잠수함’을 목표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페루 해군은 광대한 태평양 연안과 수심 3,000m를 넘는 복잡한 해저지형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어, 한반도 해역과는 다른 환경적 특성을 지닌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작전환경을 고려해 페루 전용 설계를 도출하고, 최신 장비 패키지와 무장, 통신체계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 구매 방식이 아닌, 고객 요구를 정밀하게 반영한 고도화된 맞춤형 잠수함 개발 모델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페루 잠수함 공동개발 사업이 향후 K-잠수함 수출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설계부터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은 향후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한 잠수함 수출 협상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 체결 과정에는 국방부와 해군의 퇴역 함정 제공 검토, 방위사업청과 주페루 대한민국대사관의 지원 등 정부 차원의 협력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민관 협력을 통한 방산 수출 모델의 성과로도 주목받고 있다.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은 “시마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 간 이번 계약은 페루 조선 산업 강화는 물론, 페루와 대한민국 간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을 상징한다”며 “페루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은 “이번 계약으로 한국 잠수함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루 해군의 작전환경과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잠수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와 함정 3종, 총 4척의 수상함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페루와의 방산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번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계기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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