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등 비계량부문 미흡...경영진 면담 계획
공격 경영으로 수익성 저하-건전성 악화로 이중고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공격적인 영업자산 확대로 수익성 저하와 건전성 악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하나캐피탈이 이번엔 소비자보호수준 미흡으로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내부통제 등 비계량부문이 미흡하고, 조직 규모도 작아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려 금융당국은 조만간 하나캐피탈 경영진을 면담하고 이행상황도 면밀히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22일 공개한 '2023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 따르면 여섯 금융업권 22개사를 대상으로 한 내부통제 현황과 소비자보호 준수사항 평가에서 하나캐피탈은 소비자보호 연간계획 수립과 이행, 내부통제기준 준수여부 점검이 미흡하고 성과평가 채계에 소비자보호지표를 포함하지 않는 등 상당한 개선이 필요해 유일하게 '미흡'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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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캐피탈 제공 |
우선 금융소비자보호 평가항목은 계량과 비계량 두 부문으로 구성돼 있고, 계량은 30%, 비계량은 70% 비중으로 총 여덟 항목을 평가한다.
올해년도 평가결과 종합등급 '양호'를 받은 곳은 네 곳으로 △농협은행 △미래에셋증권 △우리카드 △DB손해보험 등이었고 '보통' 등급은 18개사, 미흡 등급으로 분류된 곳은 없었다.
전년과 비교해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은 1개사 늘었고, 미흡 등급을 받은 곳은 감소했다. 계량부문에서는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이 1개사, 양호 등급 19개사로 각각 분류됐다. 2개사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이어 비계량부문에서는 4개사가 양호 등급을 받았고, 17개사가 보통 등급을 받았으며 미흡으로 분류된 곳은 하나캐피탈 단 한 곳이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안착과 금융사의 개선 노력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전년에는 일부 대형사들에서 사모펀드나 기업공개(IPO) 관련 전산장애로 인한 민원이 급증해 계량부문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대형사 민원건수가 많지 않아 대부분 양호 등급을 받았고 소형사도 민원건수가 적어 예년과 유사하게 양호 등급을 받았다.
은행권은 금융상품 개발과 판매시 준수절차 항목 등 대부분 항목에서 타 업권에 비해 양호하게 운영되고 있었고, 증권업은 지난해 IPO 전산장애로 인한 민원 급증 등이 올해는 발생하지 않아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보험업계는 생명보험사는 민원건수가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손해보험사는 실손의료보험금 관련 민원이 크게 늘면서 계량부문에서 전체 업권 가운데 가장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권은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 소비자보호에 대한 조직과 인력이 적어 타 업권보다 소비자보호 체계는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금감원은 금소법 규정에 맞춰 실태평가 결과를 평가대상과 업권별 협회에 통보해 홈페이지에 게시한다는 방침이다. 비계량부문 미흡 등급인 하나캐피탈에 대해서는 경영진 면담을 실시해 개선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고 이행토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캐피탈은 소비자보호 연간계획 수립·이행 및 내부통제기준 준수여부 점검이 미흡하고 성과평가 체계에 소비자보호 지표를 포함하지 않는 등 상당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캐피탈은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문제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문제와 부실한 리스크관리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하나캐피탈 임원이 성과보수 지급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주의조치를 내리는 한편, 회사에 대해 7건의 경영유의건을 통보하고 20건의 개선을 요구했다.
하나캐피탈은 이사회 내 소위원회 운영을 부적정하게 해 의결권을 가진 이사회 위원이 본인을 '셀프추천'하고, 경영진인 위원이 연차보상평가에 참여해 본인을 포함한 임원의 보수를 결정하는 등 불합리하게 운영한 사실이 당국 조사결과 드러났다.
금감원은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현실화된 상황인 데도, 하나캐피탈이 PF대출과 브릿지론 등의 리스크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하나캐피탈은 PF 대출의 사업성 평가와 건전성 분류를 위한 세부적인 기준 등이 미흡하게 규정돼 있으며, 사업성 평가의 근거 내용 대부분이 여신승인 당시 검토된 내용 수준에 불과해 평가 시점의 사업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반브릿지론과 담보가 확보된 시설자금대출에 대해 사업성 평가와 건전성 분류를 아예 실시조차 하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게다가 모집인을 통해 다단계로 대출고객을 모집하면서 이를 점검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 등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은 1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돼 연체율은 1.25%로 전년 동기 대비 0.76%p(포인트)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04%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 0.16%p와 0.62%p 상승하면서 1%대를 돌파했다.
하나캐피탈은 당분간 수익성 저하와 건전성 악화, 허술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당국의 제재 등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평가에서 확인된 우수·미흡사례를 공유하고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소비자보호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3년 주기제로 인해 민원이 급증해도 일정 기간 이전 평가등급이 유지되는 만큼, 불완전판매로 민원이 급증한 회사는 평가주기 도래 전이라도 실태평가를 재실시해 필요시 평가등급을 하향조정하고 미흡사항도 개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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