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국가요 종교적, 이념적으로 가까운 사이
관세협상에서 좀 더 특수한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에 기대
![]() |
▲이재명 대통령(왼쪽)-트럼프 미국 대통령 통화/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안정적인 득표를 통해 향후 5년 한국호를 이끌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잘 준비된 리더, 가장 필요한 국가 CEO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의 행적을 돌아볼 때 출범 때의 기대 수준에 걸맞게 박수를 받으며 떠난 대통령은 드물었던 것 같다. 그만큼 한 국가를 운영하고 통치하는 것이 의지대로 잘되지를 않고 자신의 초심을 끝까지 끌고가기가 힘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힘든 과정을 통해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수많은 장벽에도 굴하지 않고 정상에 오른 이력을 볼 때 오히려 기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리더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해본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초반부터 넘어야 할 가장 큰 산과 마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이다.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이 산을 슬기롭게 넘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첫 만남의 무대는 오는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될 것 같다. 이후에도 오는 24~25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등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지만, 7월이나 8월쯤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있어 이때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서로의 의중을 터놓은 본격적인 담판이 있을 전망이다.
이미 양 정상은 지난 6일 정상 통화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겪었던 테러, 골프 라운딩에 대한 악속 등 정치 외적인 대화를 통해 말 문을 잘 튼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트럼프가 중요시하는 좋은 친구(프렌드)가 될 수 있는 동질적인 요소를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앞으로도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최대한 미국과 한국이 가까울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적극 설득해 형제국가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이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 하나 국익을 위해서겠지만 19세기 이후 펼쳐진 역사를 돌아볼 때, 한국과 미국은 150년 정도 되는 짧은 시간 속에서 이렇게 뜨겁게 밀착된 관계가 과연 세계 역사 속에서 얼마나 있을까 할 정도로 먼 나라지만 가까운 관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아마도 14세기 말(1392년) 조선 건국 이후 17세기 중엽(1644년) 명나라가 멸망할 때까지 이어온 조선과 명나라의 관계 정도가 지금의 한미 관계에 버금가는 밀착도를 지닌 게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당시 250년 정도를 조선과 명나라는 형제의 나라로서 문물을 교환하고 필요하면 이웃국가가 침범할 때 대규모 군대를 파병해 혈맹으로서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는 것까지 비슷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당시 사대외교가 조선이 독립국가로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크게 지장을 초래한 바도 있지만, 그것은 조선의 정치적 리더십이 다양한 시각을 갖지 못했던 태생적 한계에서 초래된 것으로, 지금은 발전적으로 얼마든지 극복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조선이 종교적 이념으로까지 격상된 유교를 통해 명나라와 형제관계를 이루었듯이 한국과 미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각별한 종교적 형제관계를 갖고 있다. 조선 말부터 식민지시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선교사를 통해 기독교 문화를 적극 전파했고, 그것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문명화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일제시대 전국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의 뿌리가 사실 기독교와 미국이 전파한 민주주의 이념에서 출발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끈적한 양국의 친밀도는 1950년 6.25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연인원 미군 178만명을 투입해 5만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한 혈맹관계로 이어졌다. 명나라가 당시 40만~50만 정도의 대군을 파견해 일본의 침입에 맞서 싸운 혈맹관계에 비견할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로도 한국과 미국은 75년 동안 혈맹 이상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발전을 돕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 및 산업화 과정에서도 '큰형' 미국의 리더십은 본보기가 됐고 나침반이 돼줬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미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형제국가요 종교적, 이념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은 좀 더 특수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단지 경제적 거래로써 이해타산에 맞춰 나가는 관계가 아닌 서로의 근본적인 발전과 평안을 위한 형제국가의 특수한 위치에서 관세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얻기 위해 그들의 양보를 얻어내기보다는 과감하게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즉 제조업 분야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 줄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조선 분야는 트럼프가 전임 정부에서 지원을 요청한 만큼 말할 것도 없고, 이 외에도 원전, 전기차, 반도체 등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할 분야가 많다는 사실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하나 더 꼽는다면 알래스카 LNG 개발이나 북미대화 등에서 우리가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적 분야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미국이 그동안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지향했던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만큼, 이재명 정부는 안미경미(安美經美) 정책을 취할 것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즉 이미 한국의 수출구조가 미국 중심으로 짜여 있고 한미 FTA가 지속된다면 변함없이 핵심 산업에서 한미 협력체제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다. 오히려 한미 FTA를 인위적으로 깨려는 트럼프 정부의 시도가 자칫 안미경중(安美經中)으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관계가 되어야겠지만 미국은 21세기를 살아감에 있어 너무도 중요하고 절실하게 필요한 형제국가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특별한 관계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