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미약품그룹, 갈등에서 통합으로 한국 대표 제약기업으로 재도약 기대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5-02-23 06:39:42
고객 및 주주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만치료제를 비롯한 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상업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갈 수 있기를 기대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 사장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지난 1년간 이어진 가족간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효율적인 거버넌스를 통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에도 다시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전공의가 이탈하고 의과대학의 학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었는데, 여기에 한미약품그룹의 거버넌스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면서 심란한 한 해가 되었던 것 같다. 다행히 의료계 보이콧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고 한미약품그룹도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올해는 제약업계가 다시 뛰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한미약품그룹은 작고하신 임성기 창업주가 경영을 할 당시만 해도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의 R&D(연구개발) 투자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기업이다. 매년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가 매출의 10%를 넘는 정도여서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을 위한 리딩기업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수익성과 효율성만을 따진다면 연구개발비 투자가 지나친 것이 아니냐 하는 평가도 있었지만, 임성기 창업주는 그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그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기에 뚝심 있게 묵묵하게 신약 개발을 위한 한 길을 걷던 임성기 창업주가 지난 2020년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것은 제약바이오산업에는 큰별이 떨어지는 아픔을 준 것이 사실이다. 그가 남긴 족적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 약대를 졸업하고 임성기약국을 운영하던 그가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한 이후 그의 삶은 오로지 R&D와 신약개발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한 제약강국 도약으로 점철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력은 21세기 들어 한미약품그룹이 국내 톱5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는 주춧돌이 된 것은 물론,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도 신약 개발을 가장 활발히 하는 기업 중의 하나로 떠오르는 주요인이 되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다만 2020년에 찾아온 그의 갑작스런 부재는 승계 체제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 안팎으로 큰 충격을 주었고, 상속세를 만들어낼 방도가 없었던 가족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가족들이 힘을 합쳐 난국을 수습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발표되면서 한미약품그룹은 빠르게 그 위상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아픈 만큼 더 성숙해지는 결과도 얻으리라 본다. 

 

우선 송영숙 회장을 중심으로 장남 임종윤, 차남 임종훈, 딸 임주현 부회장이 한 발씩의 양보를 통해 아버지의 뜻을 변함 없이 이어가는 데 뜻을 모으길 기대해본다. 여기에는 창업주의 고향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사심 없는 후원자 역할도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약품그룹의 지난 1년간의 분쟁을 되돌아볼 때 우리 기업인의 상속세 부담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닌지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잘나가는 상장기업의 창업주가 갑자기 유명을 달리할 경우 이를 잘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창업주로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기업을 만들어 물려주는 것이 남은 가족들에겐 되레 짐이 되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미약품그룹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그 어떤 묘수를 써도 5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간 의견차이가 발생해 극단적으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이나 정치권은 제2의 한미약품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속세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업 승계를 해야 하는 상장 기업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세율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한미약품은 이제 아픔을 딛고 대한민국 대표 제약기업으로 성장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도 상속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기에 과제 역시 산적해 있지만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 임직원은 물론 주주, 정부 관계자들 역시 뜻을 모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미사이언스는 더 발전된 거버넌스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공식적으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좋은 수습책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미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도 필요하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495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2162억원으로 국내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한미약품은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다수의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내년 하반기 출시 목표인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내 과제들의 임상 및 비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한미약품 신약들의 유의미한 진전이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주가 역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 및 주주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만치료제를 비롯한 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상업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왕성한 R&D를 통한 신약개발 기업으로서 그 정체성을 지키면서 인류의 건강복지에 이바지할 수 있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잃어버린 1년을 넘어 머지않은 미래에 더 좋은 제약기업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모두가 목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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