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한국사회투자는 지난 2018년부터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을 통해 제주도 내 총 22곳의 사회적경제조직을 지원, 육성해오고 있다. 제주 내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를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제주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조직을 대상으로 금융지원과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오는 30일에는 총 22개 팀 중 투자 유치 역량이 우수한 8개팀이 데모데이에 올라 국내 유수의 투자자들 앞에서 피칭할 기회를 갖게 된다. 뜨겁게 펼쳐질 데모데이를 앞두고 제주를 변화시키고 있는 8개 팀의 CEO를 만나 각 사의 비즈니스와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강경주 제주살림 대표 [제공 = 제주살림]](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10430/p179590208533975_436.png)
제주에서 뜨고 있는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가공 산업 및 3차 서비스업과 융합해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여기 친환경 두부로 1, 2, 3차 산업의 융복합을 이뤄내 제주의 변화를 만들어 가려는 곳이 있다. 바로 마른 두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주살림’이다.
제주살림은 지난 2011년 강경주 대표(사진)가 귀향하여 세운 곳이다. 해거름영농조합법인(제조원)과의 협약을 통해 국내산 콩만을 사용한 두부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제주산 친환경 재료를 고집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화학첨가물을 배재해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한다.
제주살림의 마른두부는 입소문을 타고 현재 제주도 외에서도 주문이 밀려드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로 한살림, 생협은 물론 마켓컬리와 쿠팡 등에서도 제주살림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살림이 제품의 맛에서 더 나아가 특별한 점은 지역사회와의 연대와 협동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이다. 강 대표는 일하는 사람들이 수익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며, 지역사회에서 연대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 노동의 의미, 질좋은 제품, 착한 가격 등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고 오늘날의 제주살림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제주살림의 제품 이미지 [제공 = 제주살림]](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10430/p179590208533975_295.png)
강 대표의 이런 소신은 마켓컬리나 쿠팡 등 대형 유통사와 거래할 때도 잘 나타난다. 강 대표는 지난 2018년 마켓컬리가 제주살림을 처음 찾아왔을 때 납품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생산설비나 가용인력이 낙후되어 안정적인 수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매출 확대를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직원들이 무리하게 일을 해야 할 수 밖에 없었다. 강 대표는 이후 설비가 증설되고 고용이 추가된 상황에서 마켓컬리에 납품을 시작했다.
제주살림이 마켓컬리, 쿠팡 등 대형 유통사와 거래할 때 고수하는 원칙이 있다. 우선 가격을 제주살림이 정하는 것이다. 가능한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유통업자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강 대표의 소신이 담겨 있다.
공급 물량도 제주살림이 정한다.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양만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업체들의 요구에도 할인은 절대 하지 않는다. 유통사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강 대표가 고수하고 있는 원칙이다.
“대형 유통사와 추가적인 거래를 할 때는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인지 소통하고 설득해서 승인을 받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우리 제주살림이 가져가는 이익 역시 10% 이상은 넘기려 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고수하고 있어요.”
제주살림은 지난 2018년 JDC, 한국사회투자가 함께 하는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 1차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친환경 먹거리 제품 판매, 농가 소득 증대 기여, 구성원과 이윤 공유, 지역 사회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및 서비스 제공 등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강 대표는 7400만 원의 융자금으로 전량 콩을 구매했다.
제주살림은 2020년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직원 수가 모두 늘었다. 올해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내는 등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제주살림의 향후 목표, 그리고 오는 데모데이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제주살림의 제품 이미지 [제공 = 제주살림]](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10430/p179590208533975_504.png)
강 대표는 사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지금, 설립 당시부터 꿈꿨던 것을 구체화해 나가고자 한다. 1차 농산물 재배·생산으로부터 2차 가공, 3차 체험·음식서비스업까지를 연계해 6차 산업 융합을 통해 연대하고 협동하는 사회적경제 모델을 만들어 보려는 것이다. 실제 강 대표는 오래 전부터 콩 재배, 가공체험, 제품생산, 콩 전문식당 등을 갖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약 600평 대 대지에 만들어질 공장이다. 주력 제품인 두부의 안정적인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설비도 추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 공장 내에 두부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과 두부를 활용한 각종 편의식를 제공하는 로컬푸드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다. 카페 2층에는 작은 도서관도 만들고자 한다. 두부 제조 및 판매에서 충분히 수익이 나고 있기 때문에 체험관이나 카페에서 큰 수익을 남길 생각은 당연히 없다. 이것이 강 대표가 생각하는 6차 융복합 사업 구상이다.
“저희는 제주 전통음식의 대중화와 농촌 융복합 실현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어요. 이를 위해 제주의 사라져가는 마른두부를 현대화하면서 전통 먹거리 브랜드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또 도내 학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식문화 체험장과 로컬푸드 카페,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자연과 인간, 음식 간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힐링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셜밸류= 오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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