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사와 각 분야 전문가들은 채식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생활양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주장일 일고 있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세계경제대전망 2019’(The World in 2019)에서 올해는‘비건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비건이란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문화로 알려져 있다.
지난 28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 명가량으로 10년 전 15만 명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단순히 육식을 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 등 동물성 제품 사용 등을 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번에 뮤즈가 기획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가를 찾아서'의 첫 번째 주인공은 이러한 국내 비건 문화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양윤아 대표이다. 그는 비건을 소재로 한 축제 ‘비건 페스티벌’의 기획자이자 비건 의류를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비건타이거의 대표다.

Q:어떻게 이런 일을 하게 되셨나요?
A: 비건타이거는 동물 학대 없는 패션 브랜드예요. 이걸 왜 만들게 됐냐면 제가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면서 모피 반대 캠페인을 했는데, 사회적으로 모피가 잔인하다는 게 이슈가 된 적이 있거든요. 근데 사람들이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실제로 사러 나가봐도 그렇고... 그래서 반대 캠페인만 할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을 만들어주어야겠다 싶어서 비건 패션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죠.
한편 동물과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세재, 화장품, 먹는 음식 등을 동물 친화적으로 바꾸고 싶어 해요.
이런 것들을 사람들한테 쉽게 알려주고 싶어서 비건 타이거와 더불어 비건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Q: 창업은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시작하셨어요?
A: 네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했어요. 동물보호 단체에 있을 때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비건 패션으로요. 그래서 3년 동안 활동가로 지내다가 퇴사 후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서 창업하게 됐습니다.
Q: 창업 과정에서 힘든 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A: 창업 과정에서는 의욕이 너무 앞서 있었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오히려 순조롭게, 창업해야겠다. 사무실 구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혁신파크 1차 입주 공모가 났고 그때 맞춰가지고 11월에 입주를 해서 사업자를 냈죠.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시작해서 어려움이 생겼죠. (웃음) 시작하고 유지하는 과정이 어렵지, 창업 전에는 용기만 있으면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Q: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비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계시잖아요. 비건 페스티벌을 소개해주세요.
A: 비건 페스티벌은 비건과 채식을 오랫동안 한 친구들과 같이 동물을 터치하지 않는 삶, 그런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친구들이 운영하는 개포동 쪽 프리마켓에 참여하게 된 게 계기가 됐어요.
거기는 거의 채식하는 사람이 모여 있었고 저도 참석하고 도와주러 갔는데 참 좋은 거예요. 그래서 우리 채식하는 사람들끼리만 이걸 공유하지 말고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자 싶었는데 비건 타이거라는 패션 브랜드로 혁신파크에 입주해 있던 상태다 보니까, 그때는 파크가 활성화가 안 되어 있어서 남은 공간도 많고 공간도 좋은 거예요. 또 입주자 파티를 하면 육식 위주잖아요. 그런데 파크는 뭔가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주제를 가진 대표분들이나 단체들이 많이 모여있으니까 이런 데서 비건의 가치를 공유하면 훨씬 파급력이 있겠다. 더 좋겠다. 생각하게 됐죠.
그때는 비건 페스티벌이라는 이름도 짓기 전이니까.
우리끼리 맛있는 걸 먹고 사람들한테 비건이 뭔지 알려주자. 채식이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거, 또 하루아침에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채식 식당을 가는 방법도 있다는 거, 또 동물 학대 없는 패션을 선택하거나, 동물 실험하지 않는 화장품이나 세제를 사용하거나 하는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거, 그런 것들을 사람들한테 알려주자는 생각을 했죠. 처음에는 부스 30개 정도에 방문객 500명 정도를 예상하면서 시작했는데, 부스도 60개 넘게 모여지고 방문객도 1800명 정도 오신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채식과 비건을 지향하는 분이 많이 숨어 있었다는 걸 알게 됐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Q: 동물을 해치지 않는 모든 것이 비건이라면 옷을 만드는 건 또 다른 일이잖아요. 디자인을 전공하신 건가요?
A: 네, 제가 패션 쪽에서 5년 정도 일했어요. 제가 일이 질리고 성취감이 없으면 오래 일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남성복 디자인하는 곳에서 일했고 맞춤 슈트를 만드는 데서 보조 디자이너로도 있었고 여성복 온라인 쇼핑몰 MD로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동물보호에 관심이 생겨서 일하게 됐죠. 그때는 제가 패션 관련 일을 다시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이때까지 헛일했다 하면서 동물보호 활동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까 지금 비건 타이거를 하는 것이 제가 과거에 패션 일을 했던 게 도움이 돼서 가능했던 것이더라고요. 아마 패션 쪽을 전혀 몰랐다면 비건 패션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이런 방식으로 이런 가치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겠죠. 패션 경력이 있어서 비건 패션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나요? 비건 타이거를 운영하면서?
A: 항상 힘든 건 돈이 없어서 힘들고(웃음) 비건 타이거 할 때 소재의 제한이 있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어요. 옷을 만들 때 내가 구현할 디자인에 일반 패션 브랜드는 소재에 상관없이 다양한 옷감을 쓸 수 있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실크나 올을 대체하는 옷감이 많이 없어서 소재를 섭외하는 게 힘들어요, 또 비건 페스티벌은 아무래도 기획도 다 실비로 하다 보니까 기획자도 적고, 서포터스도 자원봉사 형식으로 하기에 물리적으로 힘든 것들이 있죠. 포토존도 설치해야 하고, 성분 검사도 해야 하고 인력으로 하는 것들이 힘든 것 같아요
Q: 이쯤에서 한번 다시 여쭤볼게요. 비건 타이거즈는 어떤 단체인가요?
A: 비건 타이거는 동물 학대 없는 패션 브랜드이고, 동물성 섬유를 사용하지 않고 패션 제품을 조금 더 트렌디하게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로는 비건 페스티벌을 연 2회 개최하고 있죠.
Q: 페스티벌에 외국인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왜 이렇게 외국인 분들에게 인기가 있을까요?
A: 일단 비건이라는 문화가 서구권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아있어요. 물론 그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해서, 혹은 동물을 더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식습관으로서 이미 자리가 잡혀 있어요. 하지만, 국내 비건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국에서는 비건을 실천하던 사람도 한국에서는 비건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거를 소비하거나 즐길 수 있는 곳이 없거든요. 그래서 비건 페스티벌이 열리니 많이 오시는 거 같아요.

Q: 비건이라는 문화를 대중화하는데 비건 페스티벌이 기여를 하고 있네요.
A: 네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아요 (웃음)
Q: 이랬으면 좋겠다? 비건 문화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
A: 비건을 선택하는 사람도 다양한 이유가 있잖아요. 동물을 헤치기 싫어서, 환경 때문에, 건강 때문에, 다이어트 때문에, 유행이라니까.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는데 그러니 비건을 선택하는 걸,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로는 저희가 불편했던 게 채식주의자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도 식당에 가서 선택할 메뉴가 없어요. 식당에 가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이야기하면 호의적으로 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그렇게는 절대 안 된다고 난색을 보이는 분들도 많거든요. 만약 유제품이라면 우유가 있고 또 콩으로 만든 두유가 있어서 일반 사람도 쉽게 선택할 수 있잖아요. 유통 전반에 비건이라는 옵션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게 비건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요구죠. 결국 비건은 누구한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운동인데 그것을 웃음거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그분들이 아, 저 사람은 동물과 환경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저렇게 실천하고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인정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서로 불편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이거는 가끔 드리는 질문인데 대표님이 생각하는 혁신이란?
A: 혁신이라는 게 되게 어렵고 다양한 해석이 있잖아요. 음, 저도 옛날에 육식을 즐겼고 모피고 입고 가죽도 되게 좋아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가 살고자 하는 지향성을 따라서 제 식습관이나 모든 소비습관을 비건으로 바꾸게 됐죠. 제가 비건을 잘 실천하고 즐겁게 하고 그거에 대해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하면, 제 주변 사람들도 비건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하게 되고 제 활동을 통해, 예를 들면 비건 타이거나 비건 페스티벌을 통해 이런 활동도 있구나! 이런 라이프 스타일도 있구나 하면서 알게 되고요. 그래서 거기에 동조하고 그걸 실천하는 사람도 생기면서 거기에서부터 혁신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혁신이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나 하나가 나 스스로가 어떤 가치를 위해서 실천을 시작하느냐 에서부터 혁신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Q: 비건 타이거즈가 좋아하는 문구나 슬로건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A: 비건 타이거는 동물 학대 없는 패션 브랜드. 우선 이걸 항상 쓰고,
슬로건이 있다면 'My fur, Not yours'이건 제 메시지가 아니라 모피 동물들이 하는 메시지인 거죠 재킷도 이 슬로건을 넣어서 많이 만들거든요. 내 생명을 유지하는 털이지, 너의 생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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