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인력 대폭 확대…장거리 노선 본격 진출 기반 확보
대한항공 이어 국내 2위 수송 규모 기대…관건은 고객 유지
내부 조직 안정·노선 정착이 통합 이후 과제
장기적 과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외부 변수 대응
![]() |
▲에어인천 보잉737-800 화물기/사진=에어인천 제공 |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며 오는 8월 ‘통합 에어인천’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인수는 규모의 확대를 통한 단순한 성장에 그치지 않고, 국내 항공화물 시장 구조에 일정 수준의 재편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통합 효과를 실제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운영 안정화, 고객 이탈 방지, 글로벌 노선 유지 등 구체적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6월 10일로 예정됐던 국제항공운송사업의 양도·양수 일정을 8월 1일로 연기했다. 국토교통부는 “일부 해외 화물 노선의 인허가 절차 지연에 따른 것으로, 거래 내용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지연 사유는 EU와 일본 등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졌기 때문으로, 행정적 사안에 국한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수 대상에는 B747-400F 9대와 B767-300F 1대, 그리고 직원 약 800명이 포함된다. 에어인천은 기존에 B737-800F 4대만을 운영하고 있어, 인수 이후 기단 규모는 총 15대로 대폭 확대된다. 특히 중단거리 중심에서 장거리 노선까지 진출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에어인천은 2월부터 아시아나로부터 B747 장거리 화물기를 임차해 미국 노선 시범 운항을 시작했고, 8월부터는 미주 4개 노선에 이를 본격 투입할 예정이다.
인수를 통해 에어인천은 수송량 기준으로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화물항공사가 될 전망이다. 2024년 기준 아시아나의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약 58만 톤, 에어인천은 약 4만 톤이었다. 이 수치를 단순 합산하면 대한항공(127만 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위 자리는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화주의 이탈 없이 이 물량을 온전히 승계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다. 기존 고객사들의 계약 조건 유지, 서비스 신뢰 회복, 노선 운영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실제 수익성과 점유율에서는 기대만큼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향후 에어인천의 관건은 ▲글로벌 주요 노선의 안정적 유지 ▲신규 기재의 운항 효율성 확보 ▲800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 수용과 조직 정비 ▲통합 브랜드 신뢰 구축이다. 기존보다 큰 조직과 기단을 운영하면서 비용 효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새로운 경영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통합 에어인천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에 따른 시장 재편의 틈새에서 출범하게 된다. 여객과 화물 분리 운영 전략을 고수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화물 물류 네트워크 강화에도 나설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항공화물 수요 둔화, 유가 상승, 인건비 부담 증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등 외부 변수도 지속되고 있다. 1~2년 내 실적 가시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 통합의 피로감과 비용 부담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에어인천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는 외형 확대와 2위 도약이라는 상징적 성과를 예고하지만, 실질적인 시장 성과는 기존 화주 유치력, 글로벌 노선 정착력, 내부 체계 안정성 등 복합적인 실행 결과에 달려 있다.
8월 출범 이후 1년은 통합 에어인천이 국내외 화물시장에 새 판을 짤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