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정유경 체제’를 공식화하고,
백화점 중심 유통그룹으로 새로운 도약 모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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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신세계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정점을 찍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장녀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10.21% 전량을 증여하면서, 정 회장이 지분 29.16%를 보유한 확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 변경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신세계그룹이 본격적인 계열분리와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신호탄이자, 후계 구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면세점) 등 유통·패션·면세 핵심 계열사들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지분 증여를 통해 지배력은 물론 경영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다.
하지만 정 회장이 맡은 신세계 계열의 실적은 순탄치 않다. 2024년 신세계그룹은 연결 기준 매출 11조 497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95억 원으로 25.1% 급감했다.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른 부담금과 면세점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계열사별로는 ▲신세계백화점 매출 7조 2435억 원(+2.8%)에 영업이익 4055억 원(344억 원 감소),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 1조 3086억 원(-3.4%)에 영업이익 268억 원(-45%), ▲신세계디에프 매출 2조 60억 원(+4.7%)에 영업손실 35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면세 부문은 적자 탈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증여는 정 회장이 백화점 부문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다변화하고, 실적 악화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고급화 전략과 함께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의 시너지 창출, 면세점 사업 구조조정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편 지분 10.21%의 시장 가치는 약 2500억 원에 달해, 증여세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향후 5년간 연부연납 방식으로 증여세를 분할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정유경 회장이 중심이 된 신세계 유통부문은 독립적인 리더십을 갖추게 됐으며,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중심 계열과는 명확한 분리가 완성됐다. 재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정유경 체제’를 공식화하고, 백화점 중심 유통그룹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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