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은 줄고 근육량은 늘어나는 체성분 데이터 앞세워 처방 밖 수요 선점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주사제를 앞세운 글로벌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에 먹는(경구) 치료제를 내세운 국내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주사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마운자로 일부 용량에서 품귀 조짐이 감지될 정도로 공급 압박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 치료제 업체인 케어젠은 GLP-1 펩타이드 ‘코글루타이드’를 건강기능식품(식품) 경로로 대중화하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케어젠은 병원·주사·보험 등을 주력하는 다른 비만 치료제와 달리 일상·온라인·일반 유통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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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어젠의 코글루타이드 제품 이미지/사진=케어젠 제공 |
◇ 경쟁력 핵심은 처방 장벽 낮춘 대중형 GLP-1 포지셔닝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글루타이드를 신규 건강기능식품 원료(NDI)로 등재하면서, 케어젠은 처방 중심의 의료 시장 바깥에서 일반 유통·온라인 기반의 ‘대중형 GLP-1’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케어젠이 강조하는 경쟁력은 접근성이다. 주사형 치료제는 처방이 필요하고 병원 방문을 해야 한다. 보관·공급 이슈까지 있어 소비자 체감 장벽이 높은 편이다. 반면 코글루타이드는 경구 제형을 전면에 내세워 주사 공포를 낮추고, NDI 등재를 발판으로 드럭스토어와 이커머스 등으로 판매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초기 공략은 DTC(소비자 직접 판매)다. 케어젠은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선택 가능한 식품 기반 GLP-1’을 강조하며, 구매 과정에서의 허들을 최소화해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넓힌다는 방침이다.
국내 비만약 시장은 이미 처방 주사제가 주도하고 있다. IQVIA 기준 2025년 3분기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3억원, 같은 기간 위고비 매출은 1420억원(점유율 약 70%)으로 집계됐다. 다만 체중관리 수요의 저변은 처방 시장보다 훨씬 넓다. 글로벌 체중관리·다이어트 시장은 2021년 2368억달러에서 2029년 545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에서도 의료·헬스클럽·다이어트 식품 등을 합친 시장이 7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케어젠이 코글루타이드를 ‘일상형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하는 배경이다.
◇ 위고비·마운자로와 어떻게 경쟁하나…결국 ‘시장 구분’이 관건
시장도 경구 옵션 확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경구용 위고비는 2026년 1월 5일 미국 출시 이후 처방이 빠르게 늘며 초기 흥행을 확인했다. 케어젠은 이런 전환 국면에서 코글루타이드를 건기식 경로로 먼저 상업화해, 처방 시장 밖에서 가격·편의성 중심의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산이다.
제품 메시지도 체중 감량 숫자만을 겨냥하지 않는다. 케어젠은 정상 BMI이지만 체지방률이 높은 정상체중비만(NWO) 집단에서의 12주 인체 적용 결과를 근거로, 체중·체지방 및 내장지방 개선과 함께 근육량 감소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부각해 왔다. 체중 감량에서 체성분 개선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시장 흐름을 정조준한 셈이다.
국내 경쟁 구도는 글로벌 빅파마 제품과의 경쟁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경구 비만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한미약품은 저분자 경구 비만치료제 후보(HM101460)를 학회에서 공개했고, 디앤디파마텍은 경구 전달 플랫폼(오랄링크) 기반 파이프라인과 기술이전 이력으로 주목받는다. 일동제약 역시 경구 GLP-1 계열 후보(ID110521156) 임상 1상 결과를 내세우며 기술이전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 해외 시장에서 먼저 드러나는 ‘코글루타이드’ 확장성
해외 공략은 파트너십으로 속도를 낸다. 중국에서는 이시진제약그룹과 5년간 약 5570억원 규모의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이커머스 채널 판매를 추진 중이다. 이란에서는 유통사 BIOA와 독점 계약을 맺고 병원·의원·약국 등 메디컬 유통망 진입을 예고했으며, 첫 출고 시점은 2026년 6월로 제시됐다.
결국 경쟁의 초점은 ‘누가 먼저 처방 시장에 들어가느냐’보다 어떤 규제 트랙과 고객층을 먼저 선점하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개발사 다수가 처방약(의약품) 트랙을 지향하는 반면, 케어젠은 NDI를 앞세워 건기식·일반 유통 기반의 빠른 상업화를 선택했다.
다만 코글루타이드가 국내에서 처방 비만치료제로 위고비·마운자로와 동일선상에서 맞붙으려면, 대규모 장기 임상과 안전성 데이터 축적이 필수다. 따라서 당분간은 ‘주사 처방약의 대체재’라기보다, 주사·처방 장벽을 낮춘 생활형 대사 관리 솔루션으로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방식으로 틈새를 파고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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