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T700 엔진·공대지유도탄 ‘천검’ 공급
국산 공격헬기 핵심 공급사 입지 굳혀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해병대 첫 공격헬기인 상륙공격헬기(MAH)가 개발에 착수한 지 4년 만에 체계개발을 마치고 2027년 양산에 들어간다. 기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들었다. 헬기를 띄우는 엔진과 지상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공대지유도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한다.
육군 소형무장헬기(LAH)에 이어 해병대 공격헬기에도 한화의 엔진과 유도탄이 들어간다. 국산 공격헬기 시장에서 한화의 입지가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 4년 만에 개발 완료...내년부터 20여대 양산
방위사업청은 지난 28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상륙공격헬기 체계개발 종결 행사를 열었다. 상륙공격헬기는 2022년 10월 개발에 착수해 2024년 12월 첫 시험비행을 했다.
이후 무장사격, 함정운용, 환경시험을 차례로 통과했다. 올해 7월에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8월에는 비행 안전성을 공인받는 감항인증을 땄다. 체계개발은 8월 26일 공식 종료됐다. 약 45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다. 방사청은 내년부터 20여대를 양산해 해병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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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열린 상륙공격헬기 체계개발 종결 행사에서 공개된 상륙공격헬기(MAH)/사진=방위사업청 제공 |
상륙공격헬기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 육군 소형무장헬기 ‘미르온(LAH)’의 항전·무장체계를 결합한 기체다. 마린온은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최대이륙중량은 8.7톤, 최대속도는 시속 265㎞이며, 최대 3시간 40분 동안 작전할 수 있다.
◇ ‘심장’은 한화 엔진...수리온 계열 헬기 엔진 모두 공급
상륙공격헬기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면허생산한 T700-701K 터보샤프트 엔진 2기가 들어간다. 이 엔진은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의 T700 계열 가운데 처음으로 엔진 뒤쪽에서 동력을 뽑아내는 ‘후방 구동 방식’을 적용한 모델이다. 수리온에 맞춰 개발됐다.
GE가 엔진 하드웨어를 제작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를 들여와 조립하고 시험한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GE와 T700 엔진 키트 88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계약을 맺어 후속 물량도 확보했다.
수리온과 마린온에 이어 상륙공격헬기까지, 수리온 계열 헬기의 엔진은 모두 한화가 조립해 공급한다. 국산 기동헬기에서 쌓은 엔진 생산 경험이 해병대 공격헬기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 ‘창’도 한화...국산 공대지유도탄 ‘천검’ 해병대로 확대
상륙공격헬기는 무장 4종의 실사격 시험을 모두 마쳤다. 20㎜ 터렛형 기관총, 70㎜ 유도·무유도 로켓, 공대지유도탄 ‘천검’, 공대공유도탄이다. 이 가운데 지상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천검이 한화의 몫이다.
천검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업체로 참여한 국산 공대지유도탄이다. 2022년 12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개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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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업체로 참여해 개발한 국산 공대지유도탄 ‘천검’. 사진은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DX KOREA 2022)’ 전시 모습/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사거리는 8㎞로, 미국 아파치 헬기에 실리는 헬파이어 미사일과 비슷하다.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상을 함께 쓰는 이중모드 탐색기를 달아 주야간 모두 운용할 수 있다. 유선 데이터링크를 적용해 발사한 뒤에도 표적을 바꿀 수 있다.
천검은 그동안 육군 LAH의 주무장으로 양산돼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방사청과 2254억원 규모의 2차 양산 계약을 맺었다. 2024년 1차 계약액 1623억원을 합하면 누적 수주액은 3877억원이다. 2차 물량은 2028년까지 납품한다.
상륙공격헬기 양산이 시작되면 천검을 싣는 플랫폼이 육군에서 해병대로 넓어져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한화는 천검을 헬기뿐 아니라 유·무인 지상차량, 보병전투장갑차, 전차에도 실을 수 있도록 개량하고 있다. 보병이 직접 들고 쓰는 소형·경량 버전 ‘천검-L’도 개발 중이다.
◇ LAH 엔진 결함 여파...11월부터 납품 정상화 기대
남은 과제는 LAH 엔진의 품질 안정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LAH에 들어가는 프랑스 사프란의 ‘아리엘 2L2’ 엔진도 국내에서 조립해 공급한다.
지난 4월 이 엔진의 구성품인 디퓨저에서 부식과 균열이 확인됐다. 한화가 조립·납품한 엔진 57대 가운데 47대에서 부식이, 38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육군에 배치된 미르온 15대는 모두 비행이 중단됐다. 부품을 가열해 끼우는 ‘열박음’ 공정에서 고무망치를 함께 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증권업계는 2분기에 납품할 예정이던 LAH 6대 가운데 5대가 늦어지면서 KAI의 매출 약 1300억원과 영업이익 약 180억원이 다음 분기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추정한다.
KAI 노조는 지난 27일 입장문에서 ”한화는 KAI의 경영능력을 논하기에 앞서 자신이 조립·공급한 엔진의 품질과 납기 책임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동 토치 가열 대신 전기 가열로 방식을 도입하는 등 공정을 개선하고 엔진 복구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증권은 11월부터 엔진 입고가 재개돼 연말까지 LAH 4~5대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뤄진 KAI의 매출도 4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KAI 지분을 15.89%까지 늘려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 가능성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의견을 낼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수리온 계열 헬기의 엔진부터 육군 소형무장헬기와 해병대 공격헬기의 공대지유도탄까지, 국산 헬기 핵심 구성품 상당수가 한화를 거쳐 나온다. LAH 엔진 납품이 정상화되고 상륙공격헬기 양산이 본격화하면 한화의 회전익 사업 비중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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