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가격 톤당 70~90유로…2026년 2.5%에서 점진적 확대
수소환원제철·전기로 확대 추진…상용화 전 ‘시간 격차’ 부담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본업인 철강 사업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포스코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라는 또 하나의 장벽을 만나게 됐다.
유럽연합(EU)이 올해 1월부터 '탄소세'인 CBAM을 본격 시행했기 때문이다. CBAM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6개 탄소집약 제품을 EU 권역에서 수입할 경우 이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환경규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HyREX) 등을 통해 CBAM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기술적 과제도 많아 당분간 탄소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EU가 올해 1월1일부터 EU 역내에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이 철강으로, 포스코 등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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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 관련 이미지/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
◇ EU, 탄소 ‘보고’서 ‘인증서 구매’로...포스코는 탄소세 부담까지
CBAM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배출량을 보고하는 전환 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인증서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EU에 수출하는 기업은 탄소 배출량이 많을수록 비용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탄소세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과 연동된다. 현재 가격은 톤당 약 70~90유로 수준이다. 철강 1톤 생산 시 약 2톤 내외의 탄소가 배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제품 1톤당 100유로를 크게 웃도는 비용이 발생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EU의 탄소세는 해마다 높아진다. 올해 제품 가격의 2.5%로 시작해 2028년 10%, 2030년 48.5%, 2034년 10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적용 비중이 높아질수록 기업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실적 부담이 허덕이는 포스코의 경우 탄소세 부담까지 지게 돼 '엎친 데 덮친' 상황에 빠지게 됐다.
포스코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실적을 보면 부진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약 69조원, 영업이익 약 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약 4.9%, 영업이익은 약 15.9% 감소했다. 실적이 정점이었던 2022년에 비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철강 수요 부진과 가격 약세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CBAM에 따른 탄소세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포스코는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포스코의 주력인 고로 중심 생산 구조는 탄소 배출이 많은 방식이어서 탄소세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CBAM 적용 비중이 확대될수록 포스코의 환경 비용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저탄소 전환 추진…상용화 전 공백 부담
포스코는 현재 고로 중심 생산 체계를 유지하면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전기로 확대를 통해 이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HyREX는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포스코는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CBAM 비용 구조가 본격 적용되는 시점과 기술 상용화 시점에 수년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 기간 동안 고로 기반 생산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탄소 비용 부담을 피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수요 산업에서도 이같은 환경 부담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부담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탄소세 규제 대응을 위해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재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 관리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철강 공급사인 포스코의 대응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대제철 역시 전기로 기반 생산 확대와 저탄소 강판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서 탄소 감축 대응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글로벌 경쟁 심화…탄소 감축이 수익성 좌우
글로벌 경쟁 환경도 변수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수소 기반 환원 공정과 전기로를 결합한 저탄소 생산 라인을 가동하며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철강사 바오우강철은 수소 기반 환원 공정과 전기로를 결합한 저탄소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대규모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주요 경쟁국이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철강업계에서는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생산 전환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가격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시장에서는 가격과 탄소 규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이중 부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이 포스코의 저탄소 전환 성패를 가를 핵심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 대응 속도와 기술 전환 성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탄소 규제가 비용으로 반영되는 단계에 들어서면서 철강업체의 대응 전략이 실적과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기술의 상용화 시점과 전환 속도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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