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경마장 개장·AI 혁신·본사 제주 이전 압박 등 난제 산더미
5일 취임식...노조 출근 저지 투쟁으로 출근 무산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한국마사회의 수장으로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낙점되면서 경마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과거 '광우병 파동' 당시 강경한 목소리를 냈던 시민사회 활동가이자 조국혁신당 비대위원 등을 지낸 정치적 중량감, 그리고 수의학 전문가라는 전문성이 결합된 '파격 인사'이기 때문이다.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에 마사회를 이끌게 된 우 신임 회장 앞에는 단순한 경영 정상화를 넘어선 해묵은 과제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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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희종 한국마사회 신임 회장(가운데)이 5일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본관으로 첫 출근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
◇ '도박' 낙인 지우고 '말 복지' 세울 수 있을까?
가장 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은 역시 '말 복지'다. 우 회장은 21년 만에 탄생한 수의사 출신 회장이다. 그동안 경마는 '동물 학대'라는 시민단체의 비판과 '사행성 오락'이라는 대중의 따가운 시선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해왔다.
전문가들은 우 회장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퇴역마 관리 시스템 체계화와 경주마 복지 가이드라인을 강화함으로써 마사회의 도덕적 권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복지 강화가 곧 비용 상승과 직결되는 만큼, 마주 및 유관 단체와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 3월로 예정된 영천경마장(렛츠런파크 영천)의 성공적인 개장은 우 회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할 단기 지표다. 권역별 순회 경마 시스템을 안착시켜 침체된 지방 경마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여기에 전임 정기환 회장이 추진해온 'AI 기반 경마 운영 혁신'을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연결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 비중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온라인 베팅에 따른 사행성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숙제를 풀어야 한다.
가장 까다로운 숙제는 정치권에서 불어오는 '마사회 본사 제주 이전' 압박이다. 최근 제주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균형 발전을 위한 마사회 이전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과거 정치적 현안에 대해 강한 소신을 밝혀온 우 회장이기에, 정부와 지역 사회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본사 이전은 노조와의 갈등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우 회장의 '정치적 수사'가 아닌 '행정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과천 경마공원 이전 논란’...출근 첫날 노조와 마찰 갈등 분출
한국마사회 신임 회장으로 임명된 우 회장은 출근 첫날인 5일 마사회 노조와 마찰이 빚었다. 마사회 노조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과천 경마공원 이전 계획에 대해 반발하면서 본관 현관을 막아섰고 우 회장에게 이전 계획 철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우 회장은 노조 측과 만나 "국토부가 마사회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국토부에 마사회 이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면서도 “아무런 대책 마련 없이 무대응으로 감정적 주장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우 회장은 이날 출근 전 SNS(사회관계망)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이전 발표를 강하게 비판했으나 현장에서 노조가 요구한 '이전 계획 철회 탄원서' 서명은 거부하며 노사 간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노동조합의 저지에 막혀 첫 출근을 못했다. 또 이날 예정됐던 신임 회장의 공식 취임식도 취소됐다.
◇ "전문성인가, 보은 인사인가"… 우려 섞인 안팎의 시선
일각에서는 그의 화려한 정치적 이력을 두고 '보은 인사' 혹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마사회 내부에서는 "강경한 성향의 회장이 오면서 노사 관계나 대정부 관계가 경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우희종 회장이 보여줘야 할 것은 '말(言)'이 아닌 '말(馬)' 산업의 실질적인 변화다. 수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사회의 체질을 개선하고, 정치적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울 수 있을지 2026년 경마 팬들의 시선이 과천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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