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작년 그룹 영업익 1위…삼성 이재용 앞질러

산업·기업 / 황동현 기자 / 2025-06-25 15:16:08
CXO연구소, 92개 그룹 총수 대상 주요 13개 항목별 2024년 경영 성적 분석
삼성전자 이재용, 매출·당기순익·고용 3개 종목 1위
고려에이치씨 박정석, 영업益 증가율 1위…미래에셋 박현주, 1인당 매출 最高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작년 한 해 그룹 총수들은 경영 성적표를 받고 얼굴 표정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살펴보니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최태원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SK그룹이 삼성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처음으로 최고 자리에 등극해 눈길을 끌었다. 그룹 전체 매출을 비롯해 당기순이익(순익), 고용 3개 항목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이 1위를 유지했다.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지휘하는 크래프톤그룹은 영업이익률과 순익률 2개 항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그룹 매출 증가율에서 1위를 하며 외형 확장 폭이 가장 컸고, 박정석 고려에이치씨그룹 회장은 그룹 총수 중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으며 견고한 내실을 다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발표한 공정자산 규모가 5조 원이 넘는 92개 대기업 집단(그룹)이다. 그룹 경영 평가는 매출 규모를 비롯해 총 13개 항목이다. 조사는 각 그룹이 공정위에 보고한 국내 계열사 전체 경영 실적(별도 재무제표 기준) 과 고용 규모 등을 참고했다.

 

▲출처=한국CXO연구소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총수로 활동 중인 삼성그룹은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 ▲그룹 전체 당기순익 ▲그룹 전체 고용 3개 항목에서 1위를 지켜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계열사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399조 6362억 원으로 조사 대상 92개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전체 당기순익도 41조 6022억 원으로 국내 그룹 중에서는 삼성이 가장 컸고, 국내 전체 고용 인원도 28만 4761명으로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3개 항목 이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3년 대비 2024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이 846.5%를 보이며 그룹 총수 중에서는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삼성의 재작년 대비 작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 규모는 2조 8564억 원 수준에서 27조 352억 원으로 1년 새 800%가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2024년 기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최태원 회장이 총수로 있는 SK그룹이 삼성을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제치며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SK는 지난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27조 1385억 원 수준이었다. 이는 삼성이 기록한 그룹 영업이익 27조 352억 원과 비교해 불과 0.4% 차이로 앞서는 금액이다.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작년에는 SK가 삼성을 앞서며 그룹 영업이익 부문에서 처음으로 왕관을 쓰며 뒷심을 발휘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SK 계열사 중 한 곳인 SK하이닉스(21조 3314억 원) 영업이익이 삼성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12조 3610억 원)보다 9조 원 가까이 높아진 것이 결정적이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두 회사에서 2023년 대비 2024년 기준 1년 새 감소한 영업이익 규모만 1조 9596억 원이나 되다 보니 그룹 영업이익 규모에서 삼성은 SK에 근소한 차이로 추월당했다.

그룹 영업이익 항목과 함께 ‘그룹 전체 순이익 증가율’에서도 최태원 회장은 1위를 차지했다. SK의 지난 2023년 그룹 전체 순익은 6582억 원으로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18조 3595억 원 이상으로 1년 새 2689.1%나 퀀텀점프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그룹 전체 순익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18조 원이 넘는 그룹 전체 당기순익 규모만 놓고 보면 삼성과 현대차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이와 함께 SK는 작년 그룹 전체 매출(205조 6752억 원)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작년 그룹 전체 매출(292조 1195억 원)과 그룹 전체 당기순익(23조 7712억 원), 고용(20만 3915명) 항목에서 삼성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재작년에 1위를 차지했던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18조 5333억 원)에는 SK와 삼성에 이어 3위로 순위가 다소 밀려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고용 4개 항목과 달리 각종 증가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수는 따로 있었다. 그룹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박정석 고려에이치씨 회장이 각각 톱(TOP)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조현범 회장이 이끄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재작년 매출 외형은 4조 2239억 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에는 8조 4668억 원으로 1년 새 그룹 매출 덩치가 100.4% 수준으로 배(倍) 이상 커졌다. 여기에는 지난해에 한온시스템을 품은 것이 주효했다. 한온시스템의 작년 매출만 해도 3조 6252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그룹 계열사 중 외형 덩치가 가장 컸다. 아시아나항공 등을 품은 조원태 한진 회장(54.9%)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52%)은 매출 증가율 부문에서 각각 2~3위에 랭크했다.

박정석 회장이 총수로 활약하고 있는 고려에이치씨는 재작년 대비 작년 그룹 영업이익은 453억 원 수준에서 7029억 원으로 1450.3%나 수직상승하며 그룹 영업이익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고려해운과 고려에이치씨 두 회사의 역할이 컸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고려해운은 영업손실 금액만 411억 원을 넘어섰고, 지주사인 고려에이치씨는 387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이후 1년이 지난 작년에 고려해운은 4113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껑충 뛰었고, 고려에치씨도 2450억 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이 1년 새 100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 역시 재작년 931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작년에는 1조 561억 원으로 영업이익 증가율만 해도 1034.1%로 1000%를 상회하며 관련 항목에서 그룹 총수 중 넘버2를 기록했다.


그룹 영업이익률과 순익률에서는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두 항목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크래프톤의 작년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7512억 원, 1조 2083억 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은 43.9%나 차지하며 그룹 총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어 이정훈 전(前) 빗썸홀딩스 의장이 총수로 있는 빗썸(39.7%)과 유정현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넥슨(32.8%)도 지난해 그룹 총수 중 영업이익률 톱3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그룹 영업이익률과 함께 그룹 순익률 1~3위도 동일했다. 지난해 총수가 있는 그룹의 당기 순익률은 크래프톤(50%)>빗썸( 44.8%)>넥슨(41.2%) 순으로 그룹 전체 순익률이 40%대로 높은 편에 속했다.

그룹 1인당 매출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36억 3500만 원)이 가장 높았다. 그룹 1인당 영업이익과 그룹 1인당 순익은 각각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9억 4100만 원)과 정춘보 신영그룹 회장(6억 1500만 원)이 1위를 기록했다. 이중 문주현 회장은 지난 2023년 조사 때 ▲그룹 매출 증가율 ▲그룹 1인당 매출액 ▲그룹 1인당 영업이익 ▲그룹 1인당 순익 4개 항목에서 1위를 했었는데, 2024년에는 1인당 영업이익만 수성하고 나머지는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출처=한국CXO연구소

올해 공정자산 순위 상위 4개 그룹 총수만 따로 살펴보면 2023년 대비 2024년 그룹 매출 증가율을 비롯해 영업이익 증가율과 순익 증가율 3개 항목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구광모 LG 회장은 그룹 영업손익은 2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그룹 전체 당기손익도 지난해 순손실로 전환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의 그룹 매출 증가율은 2.4%(2023년 200조 9306억 원→2024년 205조 6752억 원)에 불과했다. 소폭에 그친 매출 증가율과 달리 그룹 영업이익 증가율 598.7%(3조 8841억 원→27조 1385억 원), 그룹 순익 증가율 2689.1%(6582억 원→18조 3595억 원)로 눈에 띄게 폭풍 성장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매출 증가율 2.4%(285조 2336억 원→292조 1195억 원) ▲영업이익 증가율 2.8%(18조 259억 원→18조 5333억 원) ▲순익 증가율 15.9%(20조 5149억 원→23조 7712억 원) 수준으로 소폭이지만 모두 우상향으로 움직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그룹 매출(358조 9158억 원→399조 6362억 원)은 11.3% 수준으로 소폭 증가할 때 그룹 영업이익(2조 8564억 원→27조 352억 원)은 846.5%나 크게 증가했다. 반면 그룹 전체 순익(43조 5071억 원→41조 6022억 원)은 4.4% 수준으로 소폭 하락세로 나타났다.

구광모 LG 회장은 그룹 매출은 1년 새 3.6%(135조 4005억 원→140조 2076억 원)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와 달리 그룹 영업손익은 2년 연속 적자(-3861억 원→ -5328억 원)를 보였고, 그룹 순익도 재작년 2조 1415억 원이던 순이익이 작년에는 8707억 원 넘는 당기순손실의 쓴맛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2년 연속으로 삼성은 그룹 영업이익 규모에서 1위 자리를 놓쳤고, LG는 지난해 그룹 영업손익과 당기손익이 적자를 기록해 다소 침울한 한 해를 보냈다”며 “특히 2025년 올해는 삼성이 그룹 영업이익 1위를 재탈환 할 것인지 아니면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에 힘입어 2년 연속 1위를 지켜낼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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