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성범죄, 단편적 기억 아닌 ‘객관적 정황’이 판가름한다

Social / 이수용 기자 / 2026-05-13 14:55:26

[소셜밸류=이수용 기자] 만약 당신이 술자리를 마친 뒤 기억이 흐릿한 상태에서 성범죄로 고소를 당했다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때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은 '기억이 없는 상황에서도 처벌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실제로 법원 사건 중 상당수는 음주 상태의 기억 단절 상황에서 발생한다. 특히 피해자가 '기억은 없지만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주장할 때 피의자의 대응은 매우 복잡해진다.

 

▲ 박정구 변호사 (사진제공 : 법무법인 대륜)

 

피의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법적 기준은 진술의 신빙성이다. 수사기관 및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는지를 면밀히 살핀다. 또 피해자의 주장이 통화 기록이나 이동 경로 등 객관적인 정황과 진술이 부합하는지도 검토한다. 피해자가 “기억이 끊겼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전후 상황이 부자연스럽다면 혐의가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의자는 상대방 진술의 모순을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판단 역시 피의자가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할 지점이다. 준강간 등은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음이 인정되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술에 취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피해자의 행동과 대화, 이동 경로 등을 세밀하게 살핀다. 예컨대 피해자가 당시 대화를 정상적으로 이어갔거나 스스로 이동한 정황이 있다면 이는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핵심은 '취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당시 상태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에 있다.

 

성범죄 사건 대응은 단편적 사실이 아니라 전체 흐름의 싸움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사건 전후의 행동과 객관적 자료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억울한 혐의를 벗고 싶다면 단순히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황을 시간순으로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대륜 박정구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에서는 진술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증거와의 부합 여부가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술자리에서 비롯된 성범죄 사건에서는 단편적인 기억 유무보다 전후 정황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법원은 피의자의 기억 여부가 아니라 사실의 객관적 입증을 기준으로 유무죄를 판단한다"며 “억울하게 혐의를 받고 있다면 감정적인 대응은 피해야하고, 수사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객관적인 자료와 일관된 설명으로 철저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