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필요 없다" 中 아이플라이텍, 화웨이 칩 기반 AI 공개

경제일반 / 최성호 기자 / 2025-04-23 14:47:40
美 수출 규제 맞서 '중국산 LLM 독립체계' 선언…추론 성능 오픈AI·딥시크 추격
▲아이플라이텍 AI 캠퍼스/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선두 기업 아이플라이텍이 엔비디아 대신 화웨이의 자체 AI 칩만으로 개발한 추론형 대규모 언어모델(LLM) ‘싱훠 X1’을 공개하며 기술 자립에 한걸음 다가섰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내부 기술 생태계 완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아이플라이텍은 22일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싱훠 X1이 최근 성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픈AI의 o1과 딥시크(DPSeek)의 R1을 따라잡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미국산 AI 칩이 아닌 중국 화웨이의 '910B' 칩만으로 훈련된 순수 국산 AI 모델이라는 점이다.

아이플라이텍은 “자국산 칩으로 훈련된 ‘자급자족형’ AI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미국의 기술 봉쇄를 뚫을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모델은 화웨이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6월 양사는 미국의 수출 제재를 대비해 ‘지정학 리스크 대응형 AI’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번 발표는 그 결실이라는 평가다.

'H100의 대체재' 등장?…화웨이 칩 성능, 엔비디아 추월 가능성
 

아이플라이텍의 류칭펑 회장은 이날 “훈련 초기에는 화웨이 칩의 효율이 엔비디아 대비 20%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8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며 “중국 내수용 AI 개발에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엔비디아 H100, H20 등 고성능 칩 수출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내세울 수 있는 전략적 기술 자립 선언으로 읽힌다.

한편, 로이터는 지난 21일 “화웨이가 엔비디아 H100과 견줄만한 성능의 신형 칩을 개발했으며, 910B 2개를 패키징한 910C를 다음 달부터 대량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이플라이텍의 AI 공개는 이 같은 화웨이 신형 칩과의 긴밀한 연결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중국 기업들의 대형 모델 훈련 기반이 국산 칩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H20’마저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중국 주요 국영기업 및 기간산업은 미국산 칩 의존을 줄이고, 화웨이·로옴 등 중국산 AI 칩 생태계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 기술 자립의 동력으로…AI 공급망 재편 신호탄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성과를 넘어, 중국 정부 주도의 AI 기술 주권 전략과 맞닿아 있다. 류 회장은 “앞으로도 미국은 중국의 컴퓨팅 자율성을 더욱 강하게 억제할 것이며, 이는 중국의 독립적 AI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아이플라이텍이 구축한 자립형 LLM은 중국 내 인프라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비디아 칩의 차단 상황에서도 국가적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이플라이텍은 지난해 233억4천만 위안(약 4조5천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8.8%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술 자립형 모델 개발이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산 AI 칩 성능이 단기간에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AI 칩 경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순한 비용 절감형 대체재가 아닌, 지정학 리스크에 대응 가능한 전략 자산으로 평가되며, 향후 AI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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