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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 건설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 전경/사진=현대차·기아 제공.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LG 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프로젝트에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글로벌 전기차 허브를 꿈꾸며 야심차게 추진해온 프로젝트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현지 매체 자카르타 포스트에 따르면, LG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맺은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니켈 채굴부터 정·제련, 전구체·양극재 생산, 배터리셀 제조까지 이어지는 129조 루피아(약 11조원) 규모의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컨소시엄에는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중국 화유코발트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LG는 최근 전기차 수요 정체와 배터리 시장 악화, 투자 대상지 인프라 부족,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지분 구조 이견 등을 이유로 프로젝트 철수를 결정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둔화(Chasm)에 직면하고,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투자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투자 대상지인 술라웨시, 말루쿠 제도의 인프라 열악함이 현실적 장벽으로 작용했다.
정책 혼선도 문제로 지적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기반 배터리 육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최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도 동일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시장 내 LFP 전기차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니켈 중심 밸류체인 구축에 필요한 심층 투자가 위축됐다는 평가다.
LG와 인도네시아 정부 간의 지분 투자 이견도 철회의 주요 원인이다. 정부는 광산부터 정·제련, 소재, 배터리 생산 전 과정에 LG 측의 지분 참여를 요구했지만, LG는 광산·정련 분야 리스크를 꺼려 중국 화유를 통한 투자를 선호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중 갈등을 감안해 중국 의존을 줄이려 했지만 양측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포스코가 별도로 중국 기업과 음극재·양극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LG 컨소시엄의 결속 약화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장기 투자 전망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에릭 토히르 공기업부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일본, 미국, 카타르 등과 대체 투자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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