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11개 상장사 모두 전환…지배구조 대수술 본격화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LG그룹이 최고경영자(CEO) 중심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기업집단으로는 드물게 전 상장사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기업의 화두로 부상한 ESG를 직접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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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타워, LG그룹 구광모 회장/사진=LG전자 |
◆ LG그룹 상장사 11곳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 선임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독립이사)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LG가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LG그룹의 상장사 11곳 모두 이사회 의장 자리에 사외이사가 앉게 된다.
LG그룹 계열사들은 2022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기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ESG 경영의 확대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LG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이 가장 이른 2022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올 들어 이 같은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었고, 오는 26일에는 모든 상장사가 이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구광모 회장의 이같은 전환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뽑았고, LG전자는 지난 23일 주총에서 이를 마쳤다. 또 24일에는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 LG CNS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시대를 열었다.
현재까지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도입한 계열사는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HS애드, LG이노텍, LG헬로비전, LG생활건강, LG CNS 등 10곳이다.
◆ 구광모 회장이 쏘아올린 공…독립 이사회 시대
㈜LG 한 곳만 남겨둔 상황으로 이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으로, 그룹 전 상장사가 사외의사 의장 시대를 맞는 것이다.
이번 변화는 기업의 오너 일가나 경영진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영진은 그 역할에 집중하고, 이사회 운영을 독립된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구조로 재편하는 데 있다.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LG그룹의 이번 개편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기관투자가와 의결권 자문사들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를 가장 독립적인 형태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LG의 이번 움직임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 유사한 구조를 도입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주요 상장사 전반에 걸쳐 동시에 확대하는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총수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며 “지배구조 투명성과 독립성 강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LG의 변화는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 관행 변화오나
국내 상장사의 경우 여전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2531곳 가운데 2176곳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일 인물이 맡고 있다. 이는 전체의 약 86%에 달한다. 특히 총수 일가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기업도 169곳(6.7%)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포스코홀딩스 등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정도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형식 변경을 넘어 경영 권한 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진은 사업 실행에 집중하고, 이사회는 독립적인 감시와 전략 자문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 분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LG의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는 지배구조 투명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변화는 총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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