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콘텐츠 각축전”…아모레·이디야·풀무원, ‘현장 경험’으로 소비자 잡는다

유통·생활경제 / 한시은 기자 / 2025-08-14 02:47:38
뷰티·커피·식품업계, 브랜드 체험 마케팅 확산
현장에서 스토리·가치 전하는 오프라인 프로그램 인기
글로벌 관광객 공략과 프리미엄 경험 강화에 방점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최근 유통·식음료 업계가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콘텐츠 경쟁에 돌입했다. 설화수는 인삼 클래스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이디야커피는 커피 다이닝으로 프리미엄 경험을, 풀무원은 김치 담그기 프로그램으로 생산 현장의 신선함을 전달하며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설화수의 ‘인삼 클래스’는 오픈 한 달 만에 1000명이 넘는 고객이 예약 신청을 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일 설화수의 대표 공간인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와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인삼 체험 콘텐츠 운영을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서울 종로구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인삼 클래스’를 진행한다./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인삼 클래스’는 설화수의 핵심 원료인 인삼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으로, 인삼꽃향 시향과 향낭·입욕제 만들기, 인삼 티 시음 등 체험 등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참가자는 독자 개발 성분 ‘뷰티 사포닌’과 대표 성분 ‘자음단’의 효능을 직접 느끼며 설화수의 스킨케어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내국인은 물론 글로벌 소비자에게도 브랜드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설화수의 집 방문객의 60~70%가 외국인으로, 아세안 지역을 비롯해 유럽·미주·일본·중국 등 전 세계 관광객이 찾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60여 년간 이어온 인삼 연구의 진정성과 기술력을 고객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오픈 하루 만에 한 달 치 예약이 마감됐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이디야커피랩에서 진행하는 ‘커피 다이닝’에서 한 바리스타가 스페셜 다이닝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이디야커피 제공

 

커피업계도 프리미엄 체험 콘텐츠로 커피 애호가 공략에 나섰다. 이디야커피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국내 최대 복합 커피문화공간 ‘이디야커피랩’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오마카세 형식으로 즐기는 ‘커피 다이닝’을 운영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커피 다이닝’은 지난해 시작해 현재까지 네 차례 열렸다. 회차당 최대 6명이 참여할 수 있고, 한 시즌당 평균 예약률은 약 80%를 유지하고 있다. 직전 시즌은 하루 2회, 주 3회씩 약 3개월간 운영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고객에게 새로운 커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원재료의 깊은 풍미를 살린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전문 바리스타의 설명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즌별로 테마를 달리해 운영하고, 테마 선정 시 계절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철 과일을 활용한다. 지난 3월 진행한 ‘시즌 그리팅’에서는 벚꽃과 쑥·냉이, 금귤 등 봄 시즌에 맞춰 음료와 디저트 페어링을 선보였다.

최근 진행한 ‘2025 커피 다이닝: 제로’는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지속가능성 흐름을 반영했다. 제로 웨이스트·제로 슈가·디카페인·논알콜 등 최신 음료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를 코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오미자와 수박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여름의 청량함을 구현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뮤지엄김치간에서 ‘김치학교’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풀무원 제공

 

식품업계에서도 소비자 체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풀무원은 김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톡톡김치’ 등 자사 김치 제품과의 연계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뮤지엄김치간’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대표 K컬처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은 김치와 김장 문화를 전시·체험으로 결합한 김치 박물관으로, 연간 약 4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재개관 10년 만에 누적 외국인 관람객 8만명을 넘어섰다.

풀무원의 김치 체험 프로그램 ‘김치학교’는 김치 재료를 직접 보고 만지는 등 오감을 활용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김치의 역사와 제조 원리를 배우는 교육은 물론, 토마토·유자·참외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김치를 담그는 체험에 참여한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배추김치·깍두기·맛김치·오이소박이 등 다양한 김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실제로 “김치에 이어 다른 한국 음식에도 관심이 생겼다”거나 “뮤지엄김치간에서 체험한 김치를 귀국 후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를 체험으로 구현하는 전략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특히 오감 경험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일수록 직접 보고, 듣고, 맛보는 경험이 소비자 인식에 강렬하게 각인된다”며 “앞으로 브랜드 간 차별화된 체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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