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CEO] 새 정부 금융권 첫 인사...진옥동·임종룡 '연임 무게추' 쏠린다

기획·연재 / 황동현 기자 / 2025-10-15 08:42:25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ESG '밸류업 선봉장' 시장 신뢰 확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종합금융그룹 완성, 내부통제 전사 역량 높여
금융 당국의 기조와 정책에 부합하는 리더십에 무게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주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금융권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수장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두 회장이 경영 성과와 정부 정책 코드를 모두 맞췄다는 점에서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9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며 승계 절차에 돌입했고, 우리금융 역시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각사

◇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밸류업 선봉장' 시장 신뢰 확보

오는 2026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진옥동 회장은 재임 중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며 '포용적 리더십'으로 그룹을 이끌어 왔다. 특히 최근 과감하게 발표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 환원 정책은 금융주의 고질적인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조에 가장 부합하는 행보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에도 순이익 2조원대를 유지하며 탄탄한 실적을 자랑한다. 비이자 부문에서 성장을 견인해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익스포저 축소와 충당금 선제 적립으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진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대통령 행사와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등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과 '코리아세일즈' 정책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리스크 관리나 취약차주 지원 같은 민감한 이슈에서도 당국과 마찰을 빚지 않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된다.

특히 진 회장은 ESG 경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ESG는 진옥동의 경영 철학에서 핵심 축이다. 최근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신한금융 그룹의 ESG 활동을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5조 원대를 넘어선다는 평가다. 2025년에는 ‘ESG 종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거버넌스 분야에서 우수 기업으로 인정받는 등 ESG 평판에서도 긍정적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재임 중 ESG 거버넌스 강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설치, ESG 전략 실행 조직 구축, CEO 및 그룹사 경영진 평가에 ESG 지표 반영 등 구조적 시스템 정비를 이뤄 지속가능성장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용금융, 상생금융, 지역사회 투자 프로그램, 금융 취약 계층 대상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그룹이 단순 금융기업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류'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금융사고에 대응한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손봐 장기적 신뢰 회복과 시스템 혁신으로 이어지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종합금융그룹 완성'의 실행력 인정

같은 시기 임기가 만료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당시 '관료 출신'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실행력을 인정받고 있다.

임 회장의 재임 중 성과는 단연 증권사와 보험사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며 숙원이었던 '종합금융그룹 완성'에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한 점이 꼽힌다. 특히 포스증권을 우리종금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완료한 것은 핵심적인 성과다.

내부 안정도 높이 평가되는 대목이다. 과거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완화시키고 내부 조직 안정화를 이끈 점도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이다.

금융권을 뒤흔든 잇단 금융사고 속에서도 우리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금융사고 제로’를 달성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엔 취임 3년 차를 맞은 임종룡 회장의 조용하지만 단단한 리더십이 있었다. 

 

2023년 취임한 임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단기간 성과 도출보다는 내부통제 강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재정비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점진적으로 조직 문화가 개선되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임 회장의 3년 차 리더십은 내부통제 강화와 함께 글로벌 확장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순항 중이다.

과거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다른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정부나 정치권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이 사실이 임 회장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 정부는 금융권 CEO 인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금융 당국의 기조와 정책에 부합하는 리더십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진옥동·임종룡 두 회장은 각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주 환원 및 혁신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물갈이 인사' 대신 '성과주의에 입각한 연임'이라는 새 정부 첫 금융권 인사의 공식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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