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간 소통과 시너지 창출 박차
증권 이어 보험사 인수 성공…임 회장 내년 연임 청신호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동양생명·ABL생명 통합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새판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임종룡 회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전사적 역량 집중전략이 성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임종룡 회장의 연임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으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 우리금융은 올해 오랜 숙원인 보험업 진출도 성공했다. 이번에 동양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통해 보험업에 진출하게 되면서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DGB금융그룹에 매각한 지 11년 만이다.
![]() |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
은행에 크게 의존하던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지주 간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860억원 중 우리은행이 3조394억원을 차지해 의존도가 98%에 달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이 각각 3143억원, 1051억원으로 합산 시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3.3%로 오른다. 양사가 합병하면 총자산 50조원대로 업계 5위를 넘보게 된다.
동양생명, ABL생명의 경우 대표이사를 교체해 우리금융그룹과의 결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기를 시작한 각 대표 후보들이 공식 취임해 우리금융그룹과 이들 보험사간 결합은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동양생명의 합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발판을 다진 만큼, 그룹사 간 소통과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1조 1455억 원으로 업계 19위에 불과하지만 출범 후 5년 내 자기자본 3조 원을 목표로 앱 ‘우리WON MTS’을 내놓으며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임종룡 회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전사적 역량 집중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 임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성장 역량 강화, 주주환원 확대, 내부통제 강화에 힘써왔다. 재임기간 이익창출력, 건전성, 경영효율성이 크게 개선돼 강력한 성장체질로 변화했다. 또 은행 지주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고,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되면서 우리금융그룹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우리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 지분율이 8%포인트 증가했고, 지주 전환 후 최고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낮을수록 저평가)은 지난해 말 기준 0.39배로, KB·신한·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0.43~0.61배) 대비 낮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취임 후인 2023년 7월 분기 배당을 실시했고, 지난 3월엔 금융지주 최초로 ‘비과세 배당’인 감액 배당을 도입했다.
이제 임종룡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우리금융의 숙원을 풀어낸 만큼 남은 과제는 조직의 안정과 지속성장가능 역량의 구축이다.
![]()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
그룹 협업 체계 구축 차원에서 우리금융은 지난 4월 29일 일부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명수 우리은행 부행장을 우리투자증권 CIB시너지본부장으로 겸직 발령하고, CIB시너지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는 그룹 차원 CIB(기업금융 및 투자은행)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읽혀졌다.
보험의 경우 계열사 간 시너지 방안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임 회장을 비롯한 지주 및 그룹사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업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상품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최대 한도로 판매하는 게 기본적인 시너지 방안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을 일임받는다. 계열사간 수수료를 원만하게 조율하고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려면 임 회장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도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는 목소리가 금융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임 회장의 남은 임기는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이제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손바닥을 마주칠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