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칼럼] 공효진 팬의 정준원 편들기

PLAN/SERIES / 한지원 기자 / 2026-08-13 13:22:44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이다.

 

최근 정준원의 예능 출연을 둘러싼 '태도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말수가 적었다, 리액션이 부족했다, 홍보를 위해 나왔는데 성의가 없어 보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사진=배우 정준원 / MBC 방송 화면 캡쳐

 

배우는 언제부터 예능까지 잘해야 하는 직업이 됐을까.

 

배우의 본업은 연기다. 작품 속에서 캐릭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하느냐가 배우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예능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영역이다. 예능감이 뛰어나면 장점이 될 수는 있지만, 부족하다고 해서 배우로서의 역량까지 의심받을 이유는 없다.

 

물론 작품 홍보를 위해 예능에 출연했다면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적극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긴장한 모습을 곧바로 무성의함으로 단정하거나, 그것을 배우의 태도와 인성으로까지 연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번 사안을 더욱 확산시킨 것은 한 평론가의 '내향인 코스프레'라는 표현이었다.

 

그는 "진짜 내향인은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고 더 노력한다"며 정준원의 모습을 '내향인 코스프레'로 해석했다. 또한 출연료를 받고 방송에 나온 이상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프로의 자세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개인의 경험을 모든 사람의 기준으로 삼는 순간, 평론은 분석보다 일반화에 가까워질 수 있다.

 

내향성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긴장하면 오히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머릿속이 하얘져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내향인이라도 반응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진짜 내향인은 원래 이렇다"는 식의 단정은 성격을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바라보는 해석일 수 있다.

 

더욱이 공효진은 녹화 후 정준원이 토할 정도로 긴장했다고 밝혔고, 함께 출연한 하하 역시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정황이 있는데도 이를 곧바로 '코스프레'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에 근거한 평가라기보다 하나의 해석에 가깝다.

 

평론가는 행동을 비평할 수 있다. 행동을 넘어 의도와 진심까지 단정하는 순간, 비평은 객관적인 분석보다 추측의 영역에 가까워질 수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런 상황이 이제 하나의 공식처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멀티미디어 시대의 배우는 연기만 잘해서는 안 된다. 예능도 잘해야 하고, SNS도 잘해야 하고, 인터뷰도 잘해야 한다. 조금만 기대와 다르면 곧바로 '태도 논란'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모든 배우가 예능형 엔터테이너가 될 필요는 없다.

 

과묵한 배우도 있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 배우도 있다. 어떤 배우는 작품 속에서 가장 빛난다. 그것 역시 배우의 개성이다.

 

나는 공효진의 팬이다. 이번만큼은 공효진의 팬이어서가 아니라, 배우는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정준원의 편을 들고 싶다.

 

예능은 배우를 알리는 수단일 뿐이다. 배우를 증명하는 것은 연기다.

 

예능을 잘하면 칭찬받을 일이다. 그렇다고 예능을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의 진정성이나 자질까지 의심하는 문화가 당연한 것은 아니다. 이제는 조금씩 달라졌으면 한다.

 

배우에게 필요한 것은 예능감이 아니라, 좋은 연기다. 그 기준만큼은 잊지 않길 바란다.

 

결국 배우는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 칼럼니스트 한정근 | 아시아브랜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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