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도수 낮춘 ‘처음처럼’…출고가 유지에 소비자 반응 엇갈려

유통·생활경제 / 한시은 기자 / 2025-07-10 13:42:19
출고가 그대로 유지…소비자들 “사실상 가격 인상”
주정 줄이고 맛은 유지…감미료·공정 추가
주류업계 “단순 원가 절감으로 보기 어려워”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롯데칠성음료는 주류 시장의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0.5도 낮췄다고 10일 밝혔다. 처음처럼의 도수 인하는 이번이 9번째로, 2006년 출시 당시 20도였던 제품은 19년 만에 4도 낮아졌다.


롯데칠성은 이번 도수 인하가 건강을 중시하는 음주 문화 변화와 함께 시장 내 전반적인 저도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의 출고량은 2019년 91만5596㎘에서 2024년 81만5712㎘로 약 10% 감소했다.

 

▲처음처럼/사진=연합뉴스 제공

 

반면에 하이볼·칵테일 등 저도주 중심의 리큐르류 출고량은 2019년 2536㎘에서 2023년 3406㎘로 약 34% 증가했다. 주류시장 흐름이 고도주에서 저도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도수 조정에도 지난해 변경된 라벨 디자인과 출고가는 그대로 유지된다. 알코올 도수를 낮췄음에도 가격 조정은 없어 소비자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도수를 낮췄다는 건 결국 술에 물을 탔다는 얘기인데, 가격이 그대로라면 같은 돈 주고 더 약한 술을 마시게 되는 셈”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원가 절감의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는 주정(에탄올) 비중과 관련된 것인데, 주정보다 물의 단가가 낮기 때문에 원가 측면에서 낮아진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정 원가 외에도 인건비, 물류비 등 상승 요인이 상쇄됐기 때문에 출고가가 유지된 것”이라며 “경쟁사 역시 도수를 낮추면서 출고가를 내린 전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칠성을 포함한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국내 주류 3사 모두 정부 정책에 따른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도수 조정과 출고가 인하를 병행한 사례는 없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도수를 낮추면 그만큼 맛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다른 원재료나 공정이 추가된다. 단순히 주정 비중만 줄었다고 해서 원가가 크게 낮아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출고가를 유지한 것이 무리한 결정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롯데칠성은 처음처럼의 도수를 2006년 첫 출시 당시 20도에서 19.5도(2007년), 19도(2012년), 18도(2014년), 17.5도(2014년), 17도(2018년), 16.9도(2019년), 16.5도(2021년)로 지속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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